위인전기 - 원효를 읽고 원효

해골물의 깨달음 - 원효를 읽고..
예전부터 `원효대사`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원효대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해골물을 마셔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밖에 듣지 못해 정확히 알지 못하였는데, `원효대사`에 관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생을 살았는지 알아보기위해서 이번에 `원효대사`에 대해 쓴 전기문을 읽어보게 되었다. 원효대사의 어린 시절 이름은 `서당`이었는데 그는 경상 북도 압량군 불지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경상북도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인데 `원효`가 이 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읽고는 좀 놀라웠다. 원효대사가 태어난 불지촌이 `부처님의 땅`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어 원효대사라는 훌륭한 스님이 이 곳에서 태어나게 된 것은 아닐까? 원효대사의 어머니인 사리부인은 아기를 가지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부처님께 정성껏 기도를 드렸다. 이 정성어린 기도를 부처님께서도 아신건지 태몽을 꾸었고, 사리부인은 아기를…(생략)

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십시오."
라고 하자 스님은 두가지 모두 신라의 젊은이로서 마땅히 가야 할 길이지만 젊은이의 상으로 보아 장군보다는 학문의 길이 맞을 것 같다 하면서 또한 어머니와의 전생의 인연으로 보아서도 부처님의 훌륭한 제자됨이 옳을 듯 하다고 하며, 2년 뒤 황룡사로 출가하라고 일러주면서 자신의 이름은 대안이라 한다고 일러주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대안 스님과 헤어진 서당은 장군이 되는 것보다 불교의 진리를 깨우쳐 병과 죽음의 고통 속에서 헤메는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해야 할 일처럼 느껴졌다. 그 날 이후, 서당은 스님이 되기 위해 닥치는 대로 불경을 읽고, 부처님을 가까이 하려 노력했다. 마침내 2년후, 서당은 황룡사로 가서 대안스님을 만나고, 29세에 머리를 깎고 마침내 스님이 되어
원효라는 법명을 얻게 되었다. 원효는 스님이 된 후, 온종일 힘든 일과에 시달려 잠시도 쉴 틈이 없음에도 불경공부에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승려로써 지켜야 할 계율이나 수행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직 참된 길을 위하여 부지런히 누구보다도 열심히 불도를 닦았다.
아마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원효는 뒷날 훌륭한 스님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게 아닐까? 황룡사에 들어간 원효는 스승을 두지 않고 스스로 깨닫고 터득할 때까지 혼자 몇 번이고 거듭거듭 불경을 읽고 공부해여 불교의 이치를 깨우치는 일에 몰두했는데 나는 조금만 어려운 책을 읽어도 이해가 안돼서 어른들의 도움을 구하거나 읽기를 포기하는데 스스로 깨우쳐서 공부하는 원효의 모습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원효대사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모든 법전을 어떠한 책이든 차근히 읽고 스스로 깨닫고 터득할 때까지 연구하고,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리고 완전히 이해한 다음 자기의 생각을 달아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원효가 불교의 참뜻을 공부하려는 태도가 이러했으므로, 몇 해 지나지 않아 황룡사에 있는 불경은 보조리 다 읽었다. 원효는 전에 살던 고향으로 내려가 초개사라는 절을 지었으며, 많은 불경을 모아들이고, 초개사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하여, 원효는 당시 신라 안에 들어와 있던 불교 서적을 모두 공부하였다. 어떻게 그 많은 불교 서적들을 모두 공부할 수 있었을까? 나는 원효가 많은 서적들을 공부한 결과보다는 그 책들을 스스로 깨우치려 노력하고 꾸준히 이해하는 과정을 본받아야겠다. 그런데 원효는 공부뿐 아니라 포교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는 했다. 병 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성심성의껏 돌보아 주어 그의 이름은 멀리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황룡사에서 같이 공부하던 의상이 초개사로 원효를 찾아와 함께 당나라로 가서 불법을 배우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원효는 불경을 읽다 뜻이 풀리지 않은 부분이 나오면 답답하다 하며, 찬성하였고 원효와 의상은 한마음이 되어 굳게 손을 맞잡고 먼 길을 떠나게 되어었다. 그런데 고구려 땅을 밟자마자 국경을 지키는 수비대에게 붙잡혔다. 신라의 첩자로 의심 받은 것이다. 한참 실랑이를 하던 두 사람은 결국 당나라에 가는 것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스님의 뜻은 꺾지이지 않았다. 10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이 흐른뒤, 의상과 원효는 당나라로 떠나는 배편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당주계를 향해 떠났다.
이때 원효가 45살이었다. 며칠 동안 걸음을 재촉하여 어느 산기슭에 이르렀을 때는 어느새 날이 저물어 어두컴컴하고 빗방울마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원효와 의상은 어둠속을 헤메이며 쉴 곳을 찾아다녔다.
두 스님은 어둠 속에서 한참을 헤메다가 마침내 토굴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하루 종일 먼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보따리를 베고 눕자마자 그대로 잠에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얼마나 잤을까? 원효는 목마름을 느끼고는 눈을 뜨게 되었다. 날이 어두워진 뒤 이 토굴을 찾으러 헤메고 다닌 탓인지 갈증이 심하여 목이 탈 지경인지라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바깥에 비가 오면 빗물이라도 받아 마시려고 했으나 세찬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 비는 그친 것 같았다.
골짜기라도 있으면 물을 찾아 마실텐데, 오늘 처음 온 곳이라 지리도 잘 모르는 상태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더듬더듬거려 보았다.
그랬더니 뭔가 손에 잡히는 게 있었다. 영락없이 바가지처럼 생긴 그릇에 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앗,! 물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원효는 기쁜 마음으로 그 바가지의 물을 전부 죽 들이마셨다.
타는 듯한 갈증은 금방 사라지고, 온몸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생전 처음 맛보는 정말 시원하고 달콤한 냉수의 맛을 느꼈다.
원효는 마시고 난 물바가지를 머리맡에 놓아 두고, 다시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이튿날 아침, 먼동이 트기 시작하였다. 눈부신 아침 햇살에 눈을 뜬 원효와 의상은 사방을 둘러보고는 입을 떡 벌리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젯밤 원효와 의상의 잠을 취한 곳은 토굴이 아니라 오래 된 무덤이었던 것이다. 해골 바가지도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해골바가지를 본 원효는 더 놀랐다. 어젯밤 자기가 잠을 잤던 머리맡에는 정말 사람의 해골이 놓여있었다. 목마름을 참지 못해 어젯밤 그토록 시원하고 달게 마셨던 물이 해골에 괴인 물이라는 것을 원효는 그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원효는 그것을 알게 된 순간 왈칵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고,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얼마나 놀래었을까?
그런데, 그 순간 한 생각이 원효의 머리를 번갯불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해골바가지의 물로 인하여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간밤에 내가 마신 물이 그 자체가 더러운 물이라면 그 때 바로 토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을 냉수라고 믿었기 때문에 깨끗하고 맛 좋은 냉수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더러운 해골에 고인 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속이 뒤집히고 구역질이 나는 것이다.`
이를테면 깨끗함과 더러움, 좋아함과 싫어함 등 분별하는 모든 것은 자기의 마음, 생각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던 것이다.
낡은 무덤에서 나온 원효는 어젯밤 마신 해골 바가지의 물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불교의 이치를 깨달은 지금은 먼 당나라까지 가서 불교의 이치를 더 배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는 의상에게 당나라로 가는 것을 그만두겠노라고 하고는, 혼자 당나라에 가서 좋은 불법을 배워오라고 하고 원효는 자신이 얻은 깨달음을 의상에게 설명하고 신라로 되돌아 왔다.
당시 신라는 당나라의 불교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그 사상대로 따랐다.
그래서 모든 스님들은 구족계를 엄격히 지켰는데 원효는 이런 형식에 얽매인 계율주의를 벗어나려고 했다. 그는 법을 벗어나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었다. 이러한 원효를 보고 다른 스님들은 모두 파계승이라고 헐뜯었다.
원효의 말과 행동은 기괴하기도 하였다. 어떤 때는 분황사에 들어앉아 참선하고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거리의 거지들과 어울렸다.
그러므로 형식에 치우쳤던 당시의 스님들이 그를 탓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불교의 진리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그를 피했다. 왜냐하면 아무도 원효의 깊은 학식과 능변, 그리고 진리에 임하는 자세와 맞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원효는 절에서 나와 중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백성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아부었다. 천한 거지와 부랑자들에게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렸다.
원효의 가르침으로 신라의 온 백성이 불교를 알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원효의 `정토사상`이 큰 힘으로 작용하였다. 비판의 소리도 있었지만 원효의 `정토 사상`은 대중에게 널리 펴지게 되었고, 원효는 일반 백성을 위한 법회를 열었다. 어느날, 원효대사가 설법을 하고 있는데 거진랑이라는 화랑과 결혼했으나 불행히 백제의 전투에서 전사하여 홀로 된 요석공주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여 원효대사의 설법을 들으러 나온 것이다.
요석공주는 원효대사의 설법을 들은 뒤 부터는 마음이 몹시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낭랑한 목소리로 부처님의 말씀을 쉽게 풀이 해주던 원효 대사의 늠름한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요석공주는 남의 눈에 띌새라 평민의 옷을 입고 하녀 하나만 데리고 몰래 분황사로 가서 원효대사를 보고 설법도 들었던 것이다.
원효대사를 향한 그리움에 마음의 병이되어서 공주는 병석에 앓아눕는 몸이 되어버렸다. 의원이 와도 소용이 없는 이 병을 치료하고자 원효대사의 설법을 듣고 싶다하여, 법회를 요석궁에서 가지게 되었다.
법회를 끝마친 원효대사가 분황사로 돌아가려고 할때 공주가 진귀한 차를 대접하겠노라고 하였다. 요석공주의 방에서 원효대사는 요석공주가 주는 차의 맛을 음미하였다. 그리고 요석공주는 자신의 마음을 원효대사께 고백하였다. 요석공주는 원효가 스님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왜 그런 말을 하였는지 궁금하다. 나라면 그냥 마음속에 품고 가끔식 법회나 들으러 갈텐데 말이다. 하지만 원효는 요석공주가 죽겠다고 하자 살생을 저지르면 아니된다 하며 요석공주와 결혼하며 파계승이 되었다. 그리고 요석공주는 아기를 가졌는데 그 아이가 바로 설총이다. 그 뒤로 원효는 떠돌이중이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 때 나라에서는 `인왕 백고자회`를 열었는데 누군가 원효를 추천했으나 많은 중들이 파계승이라 하며 반대하여, 당시의 대표적인 고승들이 왕을 모시고 베풀어진 `인왕 백고자회`엔 원효대사의 얼굴이 끼지 못하였다. 그 때, 원효대사는 호거사에서 금강삼매경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대안법사를 만나 금강삼매경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게되었다. 이 무렵, 왕은 `금강 삼매경`을 당나라에서 선물받아 신라의 여러 불도들에게 강론하여 연구시키기로 마음먹고는 황룡사에 대규모의 법회를 준비하라 명하였다. 수백석의 자리를 마련하고, 이 금강경을 강설할 대사를 선택하라고 분부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를 일으켰다. 누가 이 불경을 강론할 것인가? 고승들은 의논을 거듭했지만
그럴 만한 인물을 찾지 못하였다. 그 때 누군가 대안법사를 추천하였다.
그래서 대안법사는 왕의 부름을 받고 오던 중 우연히 원효대사를 만났으며, 그가 지금 금강경을 연구중이라는 말을 듣고 급히 궁궐로 찾아들었던 것이다. 왕 앞에서 금강삼매경을 본 대안법사는 이 여러운 불경을 강론할 수 없다고하고는 원효대사를 추천하였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원효를 파계승이라 하여 매우 못마땅하여 생각하던 고승들이었다.
왕은 곧 원효 대사를 불렀다. 원효대사는 대안법사가 자신을 천거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었으나 왕의 부름인지라 사양할 수가 없었다.
원효대사는 말 대신 소달구지를 타고 소 위에서 금강 삼매경을 풀이한 소 다섯권을 지었다. 어떻게 소위에서 책을 지었는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그 책들이 모두 없어져 다시 세권으로 압축하여 정리하고, 황룡사 대법당에서 설법을 하게 되었다. 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원효대사의 설법을 듣기 위해서 모여들었다.
원효대사는 조용히 입을 열고 금강삼매경을 강설하였다.
사실 당나라나 인고의 불교도들로 원효 대사가 이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이 깊은 경전의 참 뜻을 알지 못하였던 것이다.
이 경은 `모든 분별력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다`는 것을 밝혀주는 원효대사의 깨달음과 꼭 일치한다. 그래서 원효대사가 이 금강산매경을 강설할수 있었던게 아닐까 한다. 원효대사는 어려운 금강 삼매경을 쉽게 풀이하여 강설한 다음 한 마디 덧붙여 말하였다.
"얼마 전에 나라에서 100개의 서까래를 구할때는 소승은 감히 낄 수도 없었는데 이제 기둥 한 개를 구하게 되자 비로소 홀로 낄 수 있게 되었소."
원효의 말을 들은 고승들은 부끄러워 얼굴도 제대로 들 수 없었다고 한다.
원효는 불교의 가르침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 들려 주기도 하고, 노래로 지어 모든 백성들에게 퍼뜨려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자신의 겉모습은 신경쓰지 않고 불교의 가르침을 베푸는 데 더 뜻을 두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잔잔하고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또 원효는 참 재미있는 스님이었던 것 같다. 요석공주 때문에 파계승이 되고 난 후 평민의 차림으로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놀아주고, 술꾼들과 어울렸다니, 내가 알고 있는 스님과는 좀 다른 이미지였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일반 백성들에게는 더 친근감있데 느껴져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쉽고 재미있데 이해할수 있었을 것 같다.
원효를 읽고, 난 모든 일은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