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지도를 위해 목숨을 바친 김정호 지도를 위해 목숨을 바친 김정호

지도를 위해 목숨을 바친 김정호
오늘날의 우리 나라 지도가 만들어진 데는 역사상 두 차례의 획기적인 혁신의 바람이 있었다.
이것은 우리 나라 과학 사상, 또는 근대화 사상에서 나온 빛나는 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첫 번째의 혁신은, 영조때의 실학자 정상기가 제작한 《동국 지도》이며, 두 번째의 혁신은 김정호가 완성한 《청구도》와《대동여지도》에 의해 이루어졌다.
따라서 김정호의 업적은 후세에 영원히 빛날 귀중한 것이다.
그런데 불과 1세기 전의 사람이며, 더구나 위대한 업적을 남겨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김정호의 일생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그의 생애와 성격 등에 대해서도 몇 줄 안 되는 글이나 이야기로 구전되어 올뿐이었다.
김정호는 어렸을 때부터 땅 모양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
일단 산줄기나 강줄기를 보면, 그 산줄기와 강줄기는…(생략)

때문이다.
김정호는 드디어 자신이 정확한 지도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를 길을 떠났다. 그 기간은 무려 20년이나 계속되었다.
전국을 3차례나 답사하였고, 백두산에는 무려 8번이나 올랐으니 고생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가 팔도를 답사할 때 아내는 생활고로 죽었다.

20년 동안 고생하며 실지 답사하고, 수집한 자료를 목판으로 새기는 일에 또 10년이 걸려 훌륭한 지도를 만들었는데, 이 지도가 바로《대동여지도》이다.
서울 만리재에 오막살이집을 구해 이사 온 김정호는 딸의 도움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였다.
이리하여 10년이 걸려 드디어 목판을 완성하고 1864년에 인쇄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 지도는 우리 나라를 22층으로 나누어 한 층을 한 첩으로 만들었고, 경선과 위선이 그어져 있어서 한눈에 산천의 위치와 거리의 원근이 뚜렷하였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후에도《대동지지》라는 지리책을 서술하였다.
그리고 전국 방방곡을 돌아다니면서 보고들은 풍속, 민속들을 정리해서 민속지를 저술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 섭정으로 있던 흥선대원군은 극단적인 쇄국 정책을 펴고 있었다. 그리하여 천주교 포교를 위해 들어왔던 프랑스 신부와 많은 신도들을 체포해서 살해했다.
얼마 후 그 보복 수단으로 프랑스 함대가 침범해 들어왔을 때에 중군 이용희가 김정호의 지도로 유리한 배진을 하여 프랑스군을 격퇴시켰다.
그런데 그 몇 년 전에 흥선대원군은 《대동여지도》의 정확성에 탄복하면서도 그것이 나라의 기밀을 누설한 것이라고 단정하였다. 그야 말로 흥선대원군의 철저한 쇄국 정신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김정호는 나라의 기밀을 외국에 팔아 넘겼다는 죄를 뒤집어쓴 것이다. 김정호는 체포되어 옥에 갇히고 말았으며, 피땀어린 지도의 목판은 모조리 소각되었다.
그리고 옥중에서 갖은 고문을 받던 김정호는 마침내 옥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지도는 김정호라는 이름과 함께 영원히 빛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정신은 우리 민족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