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문학은 없다` 를 읽고 독후감 독일문학은없다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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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학은 없다’
이런 발칙하고도 깔끔한 책의 제목을 보고 끌려서 난 바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다. 독일문학의 시초부터 현대문학까지 아우르는 책이라는 평을 보고 난 흥미로웠다. 번역서인 경우는 나는 항상 원제를 원어로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책의 원제와 번역된 제목은 너무 달랐다.
가 어떻게 <독일문학은 없다>가 되었을까. 이 책의 번역자는 <짧은 독일 문학사>라고 번역하기에 문화적 이질성으로 진부한 느낌이 발생하는 것 같아서 <독일 문학은 없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도 역시 이 슐라퍼와 같은 의견을 한다는 입장에서 독일 문학을 너무 ‘글로 쓰인 문학’으로만 국한한 것 같았다. 문학 비평가 울리히…(생략)

, 나는 동의를 할 수도, 반론은 할 지적 여유가 없던 것이었다.

중세문학의 내면적 문학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18세기에 비로소 생겨났고, 18세기에 이르러야 역사적 설명과 해석학적 감정이입이 어우러져 낯설지만 아주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것- 고대문학과 동시대의 문학처럼 중세문학도 향유 할 수 있게 되었다. - 본문중에서-

나는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고, 최근에야 17 18 세기의 유럽의 문학조류와 대략적인 역사를 배웠으나 그것도 영국중심으로 배웠다. 독일과 영국의 문학은 달랐기에 나는 완벽하게 이해를 하지는 못했으나, 슐라퍼의 의견에 의하면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독일문학의 발전이 시작되었고, 중세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독일문학만큼 종교와 결부된 문학이 없고, 유명한 작가의 상당한 수가 유대인이라는 민족적 ‘약점’, 특징을 지녔다는 것이다.

p126
종교적 언어 표현을 물려받음으로써 독일 문학의 발전이 시작되었다면 종교가 예술로 대체됨으로써 그 발전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p130
18세기 독일 문학에서는 많은 것이 부상한다.... 절정기의 독일문학이 문병 그러한 고양된 세계를?향한 변화와 부상으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모든 세속적 기쁨과 고통, 비극적 행위와 우스꽝스러운 저항들, 소박하고 복잡한 영혼의 정조들을 풍부하면서도 정신적으로 묘사하려 한 내면적 척도일 수 있다.

p135
수 천년을 거쳐 뒤늦게 안착한 독일 문학은 고대 예술과 문학에서 즉 그리스 예술과 문학 속에서 자신들의 조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

p137
,, 고대 예술의 최고성과들을 근대는 더 이상 창출할 수 없고 그것을 최대한 경탄할 수 있을 뿐이다. .. 그렇게 때문에 18세기 중엽 이후 독일 문학은 독일 문학과 동등한 등급의 문예비평, 해석학, 예술이론과 역사적 문헌학과 나란히 수행되었다.

p155
18세기의 독문학의 종교와의 문학적 문학 외적인 관련을 통해 생겨났다. 19세기의 독문학에서 바로 앞 시대는 종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p184
...유대인들이 독일문학에서 더욱 큰 성과를 일구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비율이 1퍼센트를 넘지 않았지만 앞에 언급한 20세기 초 많은 작가들(아르트만 바흐만 베른하르트 한트케 얀들 옐리네크 마이뢰커 등)이 바로 이 소수 유대인 출신이었다.

역사적으로 해박하지 않는 나로써는 역사적인 면에 대해서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아무런 각주 없이, 설명 없이 마치 슐라퍼 자신의 지식수준을 자랑하는 듯이 이기적으로 쓴 글에 나는 하나하나 따라가기에 바빴다.
독일인, 독일어 라고 지칭하는 문학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까지도 포함되는 반면, 국문학이라는 자체는 단일민족인 한국에 있어서 굉장히 편협한 장르를 다루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은 책은 그 책을 읽음으로써 내 자신을 성찰하는데 있다면, 나는 이 책을 선택 한 것이 큰 실수가 아니었음에 감사했다.) 한국은 유일한 분단국가로써 우리가 지금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북한 작가는 고작해야 백석의 시 몇 편이고 국문학의 대부분은 남한의 작가들이다. 우리가 한국적이라고 칭하고 국문학이라고 배우는 작품들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을까. 이념적 갈등으로 인해 북한의 것을 금기시하던 시대는 떠났고, 통일을 준비하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이런 문화적 빗물질적 가치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년에 들었던 독일어문화권의 이해 라는 수업을 통해서 많은 독일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그 중 토마스 만의 작품을 난 가장 독특하게 느꼈는데- 그 이유가 이 책을 통해 조금 설명이 되는 듯 하다.

p.141
의도적으로 도입한 오락성의 부족은 장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이 독일문학을 다른 나라에 보급하기에 불리한, 독일문학이 지닌 특성이라는 것이다. 최고의 독일 작가들을 다른 나라 문학에 소개할 수 없다는 것은 문화 교류에 있어서 불행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만이 유일하게 유럽전역에서 걸쳐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이유는 이 소설이 연애 소설로 읽혔기 때문이다.

교수님께서 한번은 더욱 `독일적인 작가`라고 여겨지는 토마스 만 보다 헤르만 헤세가 더 한국에서 유명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하신 적이 있다. 토마스 만의 소설들의 특징, 토니오 크뢰거나 베니스에서의 죽음 이 가진 독특한 느낌이 바로 불리하고도 독일적인 특성이-문학으로 보기엔 너무나 철학적이고 내면적인- 아니었나 싶다.
그때 나는 헤세가 토마스 만보다 유명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아마도 헤세의 작품이 국내에서도 연애소설로 읽혀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책에서도 언급한 ‘긴장감 있는 사건전개, 윤곽이 뚜렷한 인물들, 시대상과 사회상, 무엇보다도 사랑의 줄거리가 없다는 것’과 사랑의 소재가 독일 소설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인 듯 하다.

p194
...추측하건데 부정성의 심상들을 관찰하여 그려내는 그 진지함은 독일문학이 그 이전에 독일 고전 문학의 형식과 이념을 어떻게 재생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진지함의 이면일 것이다. ....독일 문학은 고전문학의 한계를 넘어선 실험적인 방법으로 문학적 현대를 이룬 것이 아니라 위대한 독일 문학의 과거를 현재에 성공적으로 구조해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그것을 비극적 우화로 그려냄으로써 이룬 것이다.

p202
현대의 것은 이해하기 쉽고 고전은 이해하기 어렵다. 독일 문학이 전성기를 이루고 있을 때, 이념으로 존재하던 불멸성은 자신의 후손에게서 조차 허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독일 문학의 역사는 짧다.

201
평론가, 심지어 작가들조차 지난 50년간 독일 문학이 동시대의 세계여타 문학과 비교할 수 없음은 물론 독일의 과거 민족 문학과도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에 그다지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이 계절마다 신간 서적들을 지겨워하지 않고 꾸준히 읽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최근 다른 나라 언어에서 번역된 편안한 통속문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의미와 즐거움을 동시에 보장해 줄 오래된 고전문학의 작품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왜 독일 문학의 역사가 짧다고 했는지, 현재 지금 독일문학의 실태는 어떠한지 슐라퍼는 지적하고 있다. 번역서들이 주로 인기 있는 한국의 출판업계와 문학계의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한가지 한국이 우월한 점이 있다면, 요즘 들어서 고전문학과 고전의 가치들을 새롭게 부흥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고 (그것이 영화, 드라마, 음악, 패션이든 ), 노력한 만큼 대중들의 반응이 좋다는 현실이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독일문학을 비롯해, 각 나라의 문학이 지닌 가치를 극대화 시켜 영원성을 지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듯했다.

p206
문학의 원래 보존 장소는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의 도서관이다... 몇몇 작품들은 늘 새로운 시대에 살아있고 동시에 이러한 시대를 초월해 다시 살아남는다.

p209
모든 나라의 근대 문학들은 고유의 황금 세기와 고전주의 시대를 맞았고 독일문학 또한 늦었지만 꽤?성공한 고전적-낭만주의 시대를 구가하였다. 역사의 과거에서 문학 작품이 공평하게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세기를 같은 느낌으로 고찰하고 그것의 문학적 생산을 똑같은 배분의 지면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작품을 성공시키는 여사적인 조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려진 작가들과 작품들의 이름 뒤에 있는 무명의 에너지들을 감지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독일문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지도 않은 내가 독일문학계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은 허황된 일 일수 있으나, 귀감을 얻어 한국 문학계에 작은 영향이라도 미치는 일을 해내야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전공으로 하고 있는 영문학, 나의 조국의 문학인 국문이, 내가 관심이 있는 독문 이든 제대로 ‘안다’ 할 만한 수준의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현재로써는 많은 지식인들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뿐이 최선인 듯 하다. 더불어 다독 다작 다상량 만이 진정만 문학인에 이르는 방법이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