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에 대하여 공지영

별들의 기행을 읽고 공지영에 대하여
비평가라고 하는 사람이 책 뒤에 써두었듯이 공지영에 대한 반응은 참 많이 엇갈린다. 작가의 개인적인 행보에 대해서, 내용에 대해서 혹은 그 작가의 그런 내용에 대해서 사람들은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한다. 한창 대학을 다니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워 듣던 그때에, 많은 사람들이 읽어 헤진 공지영 소설들을 집어 읽노라면 나조차도 화가 나기도 했다. 정확하게 그때의 나의 감정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이런 것이었겠지. 화보집에서 보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들은 그 대단을 넘어 위대했던 선배들이 결국은 지금의 나와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랑 변반 다르지 않게 살았었구나 하는 생각과 그나마의 그들이 난 뭔가 위대하게 살 줄 알았는데 옛날을 뜯어먹으며 살아가고 있구나, 공지영 스스로도 그가 직접적으로 그런 판에 뛰어들었든 아니든 내가 참 많이 들먹이는 그 말 ‘운동을 했던 시간보다 운동…(생략)

내 일이 되는 것처럼 공지영은 지난 ‘우리’들의 시간에 대하여 보듬기로 작정한 것이 아닐까?
베를린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 주인공들처럼 지난 시간의 궤적을 찾아 온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난 과거에 자신보다 조국의 미래를 찾아 그곳에 온 간호사와 광부들, 이들의 ‘미래’ 덕분에 입고 자라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유학온 사람들, 또 그 스스로 독특한 기억을 가지고 한국과 공통분모를 가지는 베를린에서 한국을, 한국의 시간들을 반추한다.

참 유치한 글읽기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그런 만화책을 읽을 때의 느낌으로 그래서 어떻게 될까, 왜 그랬지 하며 주인공의 감정선을 그대로 좇아 글을 읽기도 하다가 동백림, 한츠피터, 송두율 등 베를린과 한국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이야기에는 또 오버랩되는 머릿속의 정보들로 한숨을 쉬기도 한다.
술술 넘어가는 탁월한 이야기꾼은 아니지만, 또래의 그 수많은 여성작가들, 나르대로 멋만 잔뜩 부려 참 할 말 없었나보다 싶은 작가들보다, 역사적 사명을 가진 듯 거대한 틀에서만 글을 쓰려하는 또 일부의 남성자가들보다 나름의 시선으로 세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천상 글쟁이가 아닌가 싶다.
생각할 것도 없이 골라잡은 공지영 소설, 나도 어쩌면 너 아직도 글을 그렇게 쓰는지 한 번 보자, 하는 생각의 선택이 많은 생각과 함께 다가온다. 맨날 글 읽고 나서 참 짧은 글들만 아주 단편적으로 남겼는데 오늘 부산출장 덕분에 생각을 이렇게 가다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