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과학사의 뒷얘기를 읽고 과학사의 뒷얘기를 읽고…

과학사의 뒷얘기를 읽고…
저자 : 섯클리프 A. 외
출판사 : 전파과학사

A.섯클리프와 A.P.D.섯클리프가 지은 이 책은 조그마한 겉 모습과는 달리 소설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무조건 외우거나 그것을 이용해서 문제를 풀기만 했거나 아니면 너무나 일상에 가까이 있어서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것들이 마음속에 새롭게 와 닿았다. 그렇게 되어 나의 얼마 안 되는 과학적인 지식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장(Chapter)하나하나가 흥미진진했다. 그 내용 중에는 아는 것도 일부 있었고 어려운 내용도 있었으며 어려운 내용도 있었다.

네 권의 책을 읽고 나서 내 생각을 다 적으려면 한정이 없어서 가장 흥미로웠다고 생각되는 몇 부분에 대해 나의 감상을 적어보기로 하겠다.
먼저 제 Ⅰ권 화학 편에 나오는 것 중에서 12장에 나오는 `기구`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샤를…(생략)

..
백러시아 출신 유대인 화학자인 바이츠만이라는 사람이 영국에 있을 당시에 제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고 한다. 영국 당국의 제안을 받고 그는 폭약제조에 필수적인 아세톤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연합군이 승리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그 대가로 예루살렘을 유대인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그리하여 세계 각국의 유대인들이 약 1800여 년 만에 다시 모였고 바이츠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하다. 물론 많은 인간의 목숨을 앗아갈 아세톤을 대량 생산시켰지만 그 대가로 있지도 않는 자기 나라를 되찾아 세우는 애국심은 누구라도 배울 만 하다. 과학도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감동적이다.
제 Ⅱ권 물리 편에서는 갈릴레이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물론 그냥 대강이라도 알고 있던 것들이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으로 인해 여러 가지 그른 것들이 진리로 전해지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어떤 물체와 그것보다 질량이 100배인 물체를 높은 곳에서 동시에 떨어뜨리면 후자가 100배 빨리 떨어진다는 것도 그런 그른 것들 중의 하나이다. 갈릴레이는 과감히 피사의 사탑에서 그것을 실험했고 두 물체가 동시에 떨어졌다고 전해진다.(과연 그가 실험을 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갈릴레이는 천체를 관측하기 위해 스스로 망원경도 만들었고 진자의 등시성도 발견하였으며 지동설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는 매우 뛰어난 학자였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바람에 고생이 매우 많았다. 매우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만일 조금이라도 후대에 태어났다면 더 큰 업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하나 물리 편에서 재미있는 것은 유명한 마그데부르크의 반구(半球)이다. 이름이나 대강 내용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당시 프로이센)의 마그데부르크시의 시장이던 게리케가 주도한 일이다. 평소 실험을 좋아하던 그가 공기의 힘이 얼마나 센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런 상당히 엉뚱한(?) 실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 책에서 보면 그냥 지름 30인치(약 76cm)인 구리 반구 속을 진공 상태로 해놓고 양쪽에서 말 8마리씩이 서로 끄는 그런 실험이지만, 상상해보면 웃긴다. 비록 진공 상태이긴 하지만 겨우 구리 반구 2개를 떼기 위하여 말을 16마리나 동원하여 먼지를 일으키고, 더군다나 황제까지 직접 봤다고 하니 웃기지 않을 수 없다. 또 공기의 힘을 모르던 당시 사람들로서는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질량(무게)도 없을 것 같은 공기의 힘이 말 16마리의 힘과 거의 맞먹다니. 지금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우리(나)가 생각해도 대단히 위력적인 힘이 아닐 수 없다. 마력으로 따지면 상당한 힘이다. 이렇게 사소한 일(은 아니지만)이라도 실험에 옮겨보는 이런 탐구 정신이야말로 내가 배워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 Ⅲ권 생물학·의학 편을 보면 프랑스의 파스퇴르 이야기가 나온다. 상당히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분의 공로로 우리 인간이나 동물(가축 동물)들이 예방 주사를 맞고 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축의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에 따르는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며 인간의 생명 연장에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종두법을 발견한 제너 이후로 전염병의 예방법을 일반화 시킨 사람이 바로 파스퇴르이다. 그리고 그만의 독특한 저온 살균방식을 통해 만든 XXXX우유가 시중에 팔리고 있어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겠다. 참고로 우리 식구는 그 우유를 즐겨 마시는 편이다. 그래서 더욱더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앞으로 파스퇴르처럼 인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그런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정말 좋겠다.
제 Ⅳ권 과학적 발견 편을 보면 일식·월식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요즈음은 이런 현상을 못 봐서 난리인데(워낙 드문 일이니까), 이것이 왜 일어나는지 조차 모르던 오랜 옛날의 사람들은 신이 내린 저주라고 생각하여 매우 흉하게 여겼다. 요즘 같으면 어린아이라도 웃을 일이다. 태양, 달 그리고 지구의 위치 관계에 의해 생기는 이 현상을 알 리가 없는 고대인들은 일식·월식이 일어나면 몇 년씩 하던 전쟁조차 중단하고 화해하였으며 모두가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물론 나나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도 그 시대에 간다면 모두 떨게 분명하다. 하지만 대단한 것은 그렇게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런 현상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까지 하던 탈레스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 높지 않던 당시의 천문학 수준으로 봐서 이런 현상들까지 이해했다면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Ⅳ권에 나오는 내용 중에서 `콩` 이야기와 `담배`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다 우리 생활에 가까운 내용들이라서 그럴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으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들었지만, 읽고 나니 흐뭇하다. 짧기만 하던 내 과학사에 대한 지식을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이렇게 조금이나마 더 쌓을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그냥 읽고 즐기는(감동 받는) 소설과는 달리 이 책은 뭔가 남는 게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와 같은 과학에 관한 양서(良書)를 많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