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도둑맞은 미래 를 읽고 환경 호로몬의 실체

환경 호로몬의 실체
‘도둑맞은 미래’를 읽고
진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때때로 야누스의 얼굴과 같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 될 때가 있다. 앞으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릴 때마다 ‘유해한 합성 화학 물질들이 흘러나오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하겠지만, 많은 야생동물 집단이 이미 이러한 화학물질들에 의해 피해를 받았으며 인간또한 그것에 무사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조금이나마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조용하지만,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생명의 역사는 방향으로 진화가 이루졌고, 투쟁사라기보다는 화합과 공존의 역사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서 균형이 파괴되고 있다. 전체와의 조화와 공생이 인간이 좀더 편리하게 살기 위해 완벽한 검증이 없이 만들어 낸 살충제, 살균제, 응야제 등에 인해 무너져 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참고…(생략)

영향을 미치며, 매우 적은 용량의 다이옥신을 임신기간 동안 한 번 먹이고 태어난 수컷 흰 쥐는 정자수가 56% 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흙, 공기, 물 호수의 진흙, 강물 강어귀, 바다, 새, 물고기, 산의 정상이나 바다 속의 물고기나, 스발바르곰의 지방층에서도 이 PCB가 발견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살기 위해서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창조해 낸 이런 물질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이전에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옥수수, 엉겅퀴, 콩과 같은 상품에서도 고농도의 오염물질이 발견됐으며, 생물학적 활성플라스틱이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캔과 용기에서도 흘러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인간은 그런 식품들과 이미 오염된 동물들을 섭취하면서 우리 몸에 쌓여 있는 유해물질들을 모유로 통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아주 적은 양, 1억분의 1정도, 그것보다 더 작은 양이라도 태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론과는 전혀 다르게 생긴 합성화학물질들이 호로몬과 똑같이 작용함으로서 우리를 불임으로 만들고 성조차 구별할 수 없는 간성 또는 자웅동체로 만들고 있다. 모유조차 믿을 수 없는 세상이라니, 신의 영역을 계속 침범하는 인간에게 신이 내린 처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본 세상의 한 측면은 참혹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나 태연하게, 그리고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 너무나 무책임하게 살아왔다고 꼈다. 등뒤에는 사나운 늑대가 울부짖고 발밑에는 독사가 날름대고 있는데, 끊어져 가는 밧줄에 매달려서 벌집 속의 꿀에 혀를 대고 그 순간의 모든 것을 잊은 모습 그것이 바로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요즘 많이 대두되고 있는 문제가 전세계 남성들의 정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이다. 1940년의 1억 1천 3백만 마리에서 1990년에는 6천6백만 마리로 45%나 감소했고 이 추세가 계속 된다면 2005년에 30세가 될 남성은 1925년에 태어난 남성의 1/4에 해당되는 ml당 3천2백 마리의 정자를 가질 것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동물들의 경우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었을 때, 특히 심한 정자수의 감소를 보였다고 하는데 인간도 예외가 될 수 없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 다가올 환경호르몬의 엄청난 영향을 막기 위해 윙 스프레드 선언문을 발표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충고를 했다. 살충제를 없애고 골프장을 피하라, 입증의 책임을 화학회사들에게 넘겨야 한다, 아이가 플라스틱 장난감을 가지고 놀 대 씹지 않도록 해라, 골프장에서 흘러나오는 냇물에서는 낚시를 하지마라, 롱아이랜드 골프장에서 쓰이는 52가지 살충제 중 7개가 내분비계과 호르몬과 교란하기 때문에 등등... 저자들이 말하는 모든 내용은 타당하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좀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모든 일이, 도끼로 발등 찍는 것과 같은 격인 이 사건들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나 하는 것에 대한 대답이다.
자연을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라 생각하며 함께 공존해야 할 생태계를 함부로 다루고 파괴하다가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만들었고 결국은 인간마저 그 피해를 입게 되었다. 예전에는 어느 잡지에서 탈리로마이드에 대한 부작용으로 손이 어깨에서 솟아나고 온 몸이 왜소해진 성악가를 본 적이 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연과 인간을 구별하지 않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동양적 사상과도 같은 것이다.
불교에서는 무지한 것도 잘못이라고 한다. 물론, 대상이 달라 비교할 수 없지만 인간이 생태계에 이렇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안타깝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만 이 기회를 통해 무지한 죄를 벗고 환경문제에 대해 좀 더 자각하고 노력하는 기회를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