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세계 명작 속에 숨어있는 과학을 읽고 “세계 명작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요즘에는 ‘과학이 딱딱한 문학’이라는 편견에서 탈피하고자 여러 눈길을 끄는 제목의 책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런 책들 중에서도 “세계 명작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선택하게 된 것은 역시 동화라는 이름이 주는 메리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명화 속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와 이 책 중 무엇을 살까 고민을 하였었는데 아무래도 ‘과학’이기에 쉽게 쉽게 읽고 싶은 소망에 동화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역시 미술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기에)
첫 번째 이야기는 백설 공주이다. 이 부분에서는 미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이루어져있다. 여기서 새로 알게 된 것은 붉은 입술은 인간만이 가진 것이라는 것이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어서 깜짝 놀랐다. 인간이 붉은 입술을 가진 이유는 언어의 사용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백설 공주에 나오는 난쟁이들과 요술 거울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청동이 거울의 맨 처…(생략)

사실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고 15초가 지나면 의식불명이 되고 곧 죽는다고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인어공주인데, 목소리 즉 소리에 관한 이야기다. 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설정을 한 번의 의심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에 대해 놀라며 물 속에서는 정상적인 말을 할 수 없고 또 소리를 내더라도 물 속의 공기 방울이 소리를 산란시켜 소리의 전달을 어렵게 한다고 한다. 또 상상만 하던 목소리 성형이 실제로 있다고 한다. 이를 음성 성형이라고 하는데 성대를 절제하거나 보톡스를 주사하여 소리의 고저를 어느 정도 바꿔준다고 한다.
또 신비동물학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나도 워낙 판타지적인 것을 좋아해서 용이나 유니콘, 판 등등 전설 속 동물들에게 관심이 많은데 정말 이런 학문이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하지만 신비동물학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고 하니 아쉽다.
인류의 조상이 인어와 같이 바다에서 살았다는 주장인 수생유인원설도 처음 들어봤는데 흥미로운 가설 같다. 인류의 수영 능력이 어떤 포유동물보다 뛰어나고 ‘털’이 없어 물의 저항을 적게 받고 피하지방이 있어 열 손실을 줄여주는 등 여러 가지 수영에 적절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네 번째 이야기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인데 이 부분은 동화에 대해 너무 딴지를 걸은 것 같다. 잠자고 있는 동안에도 생체시계는 돌아가기 때문에 설사 100년 동안 잠을 잔다 해도 깨고 나면 젊은 공주가 아닌 할머니가 된다는 것이다.
왜 잠을 자야하는 것일까? 잠을 자야하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피로가 쌓인 몸을 자연치유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체계화시켜 뇌에 기억시키기 위해 등등 동물의 생존에 꼭 필요하다고 한다. 나 같은 학생들은 “자지 말고 공부해라” 같은 말 때문에 ‘잠’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수면부족이 장기화 되면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질병으로 발전한다고 하니 잠은 자면서 공부해야...... 적당한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7~9시간이라고 한다.
자각몽은 꿈꾸는 사람이 꿈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는 꿈을 말하는데 나는 대부분의 꿈을 자각몽으로 꾸기 때문에 신기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다 자각몽을 꾸는 줄 알았는데 일부의 사람만 꿀 수 있다고 한다.
동면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동물들이 오랜 시간 동안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체온을 낮추어 최소한의 대사량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냉동인간을 만들어 미래에 깨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나는 아직까지 상상 속에 일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팀에서 쥐를 대상으로 냉동시킨 후 6시간 후 산소를 공급하자 다시 깨어나 정상적인 활동을 했다고 한다. 물론 사람에게 적용을 바로 시킬 순 없겠지만 멀지 않아 곧 냉동인간으로 살아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이라는 곳에서는 이미 100명의 냉동 사람(혹은 시체)가 있다고 한다. 미래의 과학 기술만 믿고 자신을 맡기다니 차라리 장기 기증이나 하지..
다섯 번째 이야기는 오즈의 마법사다. 도로시를 날려버린 토네이도에 관한 이야긴데 실제로 토네이도는 집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 한다. 토네이도를 연구하는 기계가 있는데 이름이 토토라고 한다. 그런데 토토는 도로시의 개 이름인데 과연 오즈의 마법사를 보고 따온 것일까?
도로시가 첫 번째로 만난 친구는 바로 허수아비인데 허수아비도 똑똑해 지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선천적인 지능보다는 ‘경험’이 똑똑하다고 말하는 데 더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흔히 알려져 있는 주름이 많으면 더 똑똑한 뇌라는 것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실 피질에 있는 주름보다는 신경세포가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또 아인슈타인의 뇌는 일반인의 뇌보다 크기가 오히려 작다고 하니 뇌의 크기와 똑똑함도 연관이 없다고 한다니 정녕 똑똑해질 수 있는 왕도는 없는 걸까?
두 번째 친구는 양철 나무꾼인데 사랑을 하기 위해 심장을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은 어디 있을까? 오늘날 많은 과학자들은 마음이 뇌에 있다고 추정한다. 미확인 비행물체처럼 뇌에 대해서 밝혀진 바가 많이 없어서 이론만 다양하다고 한다. 역시 인체는 미스터리인 듯싶다.
마지막 친구는 겁 많은 사자다. 누구나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공포가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공포증은 그 정도가 심한 경우다. 나도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공포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공포의 대상과 마주해서 그것을 이겨내는 ‘직면기법’이라고 한다.
오즈의 마법사가 사는 곳은 에메랄드로 이뤄진 성이었다. 나는 다이아몬드가 보석 중에서 가장 값지고 예쁜 줄 알았는데 사실 에메랄드가 다이아몬드보다 더 희귀하며 금보다 몇 배나 비싸다고 한다. 이런 보석은 열악한 환경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가면서 캐낸 것이라고 한다. 보석은 그 것들을 캐내기 위해 인생과 목숨을 건 이들의 슬픔이 담겨 그토록 아름다운 빛을 내는지도 모르겠다.
보석의 진위 여부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보석의 밀도와 경고, 빛에 대한 고유한 설징을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다이아몬드가 보석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빛을 크게 분산시켜 화려한 광채를 발하기 때문이라는데 사실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이러한 광채를 발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컷팅(세팅) 기술이 개발되고 난 후라고 한다.
도로시는 마법 구두로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런 순간이동도 ‘먼’ 미래에는 실현 될지도 모르겠다. 순간이동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이라는 이론을 알 필요가 있다는데 책으로 몇 번을 읽어봐도 이해가 안 간다. 양자역학의 세상에서는 “집안에 사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 표현이 않다고 한다. 양자역학이 원자와 같이 아주 작은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지만(일어나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 빛의 최소 값(광자)을 원격 이동 시켰다고 한다. 광자를 원격 이동시켰다고 원격이동이 실현 된 것은 아니지만 순간이동도 미래에는 일어나지 않을까?
여섯 번째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앨리스가 빠진 구멍(이상한 나라로 가는 길이었던)은 실제의 구멍이 아니다. 지구 내부로 몇 시간 떨어져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설은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았나 이다. 이것 역시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 때문에 앨리스가 살아남을 수 없고 또 블랙홀의 입구는 순식간에 닫히기 때문에 뛰어 들어갈 수 없단다. 결국 앨리스가 토끼 굴을 통해 순식간에 이상한 나라로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데 책 내용을 잘 살피면 유난히 버섯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앨리스는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버섯을 먹은 듯싶다.
일곱 번째 이야기는 라푼젤이다. 머리카락은 ‘유혹’과 ‘힘’이라는 두 가지 모두를 상징 한다.
고전적인 의미의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전 결혼할 때가 된 처녀입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가 라푼젤을 탑에 왜 가뒀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기네스북에 오른 최고로 긴 머리카락은 562cm라고 한다. 그런데 머리카락의 평균 수명은 약 5년이어서 보통사람은 아무리 기르려 해도 자연스럽게 빠진다. 따라서 라푼젤은 보통사람과 달리 5년이 지나도 빠지지 않는 머리카락을 가진 것이다.
라푼젤은 머리로 할머니와 왕자님을 잡고 올라오게 했는데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있었는데 말끔하게 해결했다. 머리카락의 인장 강도는 한 가닥에 150g인데 머리카락을 10만 개로 계산할 때 머리카락이 견딜 수 있는 무게는 무려 15톤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머리카락의 고착력은 한 가닥 당 30g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체 머리카락의 고착력은 5톤의 힘도 견딜 수 있다고 하니 할머니와 왕자님이 둘 다 붙어도 끄떡없는 머리카락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빨간 구두다. 어린 시절 읽고 굉장히 충격 받았던 동화인데 이 구두의 색이 빨간색인 게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빨간색은 사람의 시선을 끄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영어의 color도 빨강을 뜻하는 colorado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카렌의 죄는 표면적으로는 신성한 교회에서 춤을 추고, 이것은 할머니를 돌보지 않고 돌아다닌 것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사실 빨간 구두는 카렌이 성적 유혹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빨간색에 담긴 여러 의미를 알고 나니 동화 “빨간 구두”를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재미로 읽었던 세계 명작 속에서 "과학" 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웠다. 또 어떤 부분에서는 그 책을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때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건 왜 이럴까?” 하고 설명을 해주어서 왜 내가 그땐 이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못 했나 하는 생각에 잠기게 하기도 했다. 또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동화를 읽어보니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것도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동화 속에 숨은 과학적 오류를 찾아내게 되니 왠지 불완전한 동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설은 ‘허구’적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목적도 단순히 과학은 평이하게 알려주기 위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감동적이기도 하고 추억을 자아내는 동화를 이성적이고 정확한 잣대로 재보려고 한 것에 대해 아쉬움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