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 오류와우연의과학사

우리가 생각하기에 유명한 학자들은 아무런 오류 없이 모든 것을 밝혀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도 착각을 하고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그런 사실들을 딱딱하지 않게 풀어낸 이야기가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20개의 주제 중에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진화론과 빅뱅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학교에서 배웠던 생물, 화학, 지구과학 등 여러 부분에 걸쳐 학자들이 범했던 오류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밝혀진 내용인 지구 내부에 관한 이야기나 DNA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온실효과에 관한 내용이나 동물 생체실험에 관한 내용도 소개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과학은 매우 체계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오류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학에 대해서 배울 때도 처음에 세운 가설과 나중에 나온 결과가 맞지 않을 경우 다시 돌아가는 Feedback 과정을 거…(생략)

가 처리하지 못해 골치를 썩는 방사성 폐기물과 비슷한 성질의 것이다. 그런 라듐을 사람들은 화장품, 식수, 연고, 치약, 솜 등에 섞어서 팔기 시작했다. 퀴리 부인과 함께 연구했던 한 학자는 자신의 업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여 와이셔츠 안주머니에 라듐을 넣고 다니다가 젖꼭지 바로 옆에 궤양이 생겨 사망하고 말았다. 또한, 라듐이 섞인 식수를 마시다가 고통을 호소하면서 죽어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사건들은 라듐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조용히 묻혀갔다. 그러다가 기업가이자 골프 챔피언이었던 한 미국인이 라듐이 함유된 만병통치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다가 사망하고 나서야 시판을 금지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라듐이 발견된 지 30년 후였다. 라듐이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지 30년 후에야 알게 된 것이었다. 이 책은 구성이 매우 좋다. 관심 있는 주제만 골라서 읽을 수 있도록 주제별로 페이지를 나눴고, 주제별로 나눠져 있는 한 챕터 안에서도 적절한 차례를 두어서 연대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오류와 우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과학적인 사실들도 많이 실었다는 것이 굉장히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전체적인 주제와 맞지 않는 챕터도 눈에 띈다는 점이다. ??오류가 없어도 과학자는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나 ??우리는 정말 다른 별에 살 수 있을까?? 라는 부분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 챕터를 읽어보면 과학사적인 측면에서 오류와 우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부분이 이 책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과학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눈으로 봐야 하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