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읽고 정재승의 과학3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읽고...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과 지구의 공전이 하나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동일한 운동 현상임을 발견한 이후 과학은 자연과 문명의 여러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인위적으로 개조시키려는 지배욕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는 곧 과학의 오만이자 인간의 어리석은 무지의 소산임이 오늘날에는 명백히 드러났다.
그것은 세계와 만물의 창조와 소멸과 운동이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되어 질 수 없는 무질서와 혼돈의 우주라는 것을 발견한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이른바, 즉 북경에서 나비가 펄럭이면 태평양에서 태풍이 발생한다는 믿을 수 없는,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인과관계를 발견한 데서 오는 인식에의 절망 때문이다. 인간은 나비와 태풍 사이의 믿을 수 없는 지리적 간극을 발견하였으나 그 심연의 깊이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이다.
카오스 이론 등의 복잡성의 과학을 이렇게 말하…(생략)

수 없는 것이라는 체념적 인식을 동반하기 쉽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과학 문명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현대 일반 대중들에게 과학이란 확고부동한 지식이자 힘으로 작동한다. 흔히 `80/20 법칙`을 일반 사회현상에다 적용해 소수의 엘리트 계층이 다수를 지배하는 것이 안정된 사회라는, 다시 말해 불평등한 사회 계급 구조를 정당화시키는 데 복잡성의 과학 패러다임이 악용되기도 하는 것이다. 세계를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과학 이론은 과학 이론일 뿐, 그것이 인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정당화시키는 `권력` 지식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복잡성의 과학은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심연이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깨달은 성찰의 과학이다. 복잡성의 과학이 언뜻 일상 생활과 사회 현상까지도 명쾌하게 분석해내지만 어느 한계 이상은 알 수 없다는 인간 지식의 한계를, 그것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려는 메시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