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타임라인을 읽고 타임라인

이 책은 물리학의 양자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공상소설이다. 중세유적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현대인의 안경과 메모, 그에 이어지는 양자역학을 이용한 중세로의 시간여행. 저자는 양자역학의 난해한 개념을 중세유럽과 타임머신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 풀어내면서 여기에 과학과 역사, 그리고 재미를 적절히 조화시키고 있다. 이런 소설을 쓰기 위해선 얼마나 방대한 자료가 필요할지 상상도 잘 가지 않는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 꽤나 뻔한 결말이었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양자역학이라는 난해한 학문으로 얼만큼의 재미를 이끌어 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 나에게 이 소설은 그저 놀라움이다. 학문으로도 흥미성 짙은 소설을 쓸 수 있다니, 그것은 혁명과도 같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이 소설은,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확실히, 해박한 인문학 및 과학적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쓰여지는 …(생략)

종 사상에까지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주고 있지만, "타임라인"에 실린 인용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노벨상을 수상한 리차드 파인만이라는 물리학자는 "양자역학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로 양자역학의 난해함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 학문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으니, 처음엔 잡히지 않는 개념에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내가 그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이 소설이 아니었다면 나는 양자역학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양자역학은, 그 광범위한 포용력과 사상으로 굉장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타임라인이 아니라면 불가능하기까지 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내가 이 소설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딱딱하고 난해하기만 한 물리학을 흥미 있는 소설의 소재로 이용해 좀 더 친근하게 다가 올 수 있도록 한다. 학습만화와 같은 원리가 아닐까. 소설의 내용도 물론 굉장히 흥미롭고 뛰어났지만, 나에겐 그보다, 이 소설로써 어떤 학문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자체의 의미가 더 크다. 과학은 멀리 있지 않다. 일본의 만화영화 아톰이 지금의 일본이 인간형 로봇개발의 선두주자로 있게 한 계기가 되었듯이, 이런 소설에 접목된 과학들로 과학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진다면 그것 또한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공상은 공상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공상이라는 이름으로 치부하고 밀어놓기 보다는, 그 터무니없는 상상을 실현 가능하게 만들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 막막하기만 한 시작의 계기가 이런 타임라인과 같은 소설이라는 것을, 즉, 공상이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