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파브르 곤충기를 읽고서 파브르곤충기독후감

<과학 독후감>
하느님의 손끝
-파브르 곤충기 중 ‘수술 잘하는 사냥꾼 벌’을 읽고-
조물주의 전지전능하심이 이러한 세계에까지 세심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토록 위대한 자연의 섭리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는가!
하찮고도 미미한 존재인 벌들이 살아가는 데에도 이렇게 놀라운 자연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을 보면 만물의 영장인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이 사는 지역과는 모든 점에서 정반대 되는 곳에 사는 먹이를 어떻게 많이 저장하는지, 더구나 그 먹이를 아주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취 상태로 저장해서 보름이나 한 달 후에도 신선하게 먹는 식량 저장법에는 더욱 놀랐다. 이건 좀 창피한 일이지만, 난 벌이 이렇게 다른 벌레의 번데기 등을 먹…(생략)

도 위대하고 신비로운 창조의 작업과 생의 매듭은, 점점 어떤 완성의 상태를 쫓아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난 다른 면에서는 좀 대담한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벌레들이라는 말만 들으면 마치 경련이라도 일으킬 만큼 싫어하고 무서워한다. 그래서 파브르는 어떻게 곤충에 흥미를 느끼고, 곤충의 생태를 이렇게 세심하고도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동물의 세계 중에서도 곤충들의 생활은 얼마든지 사람을 매혹시킬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학의 발달한 지금에 이르러서도 많은 곤충학자들이 흉내내기조차 어려운 일들이 우리들의 주변에서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현실성이 없더라도 동경하는 세계가 있다. 그러면서 그 무언가를 찾으려고 파랑새의 찌르찌르와 미찌르가 행복을 찾으려난 마음과 같이 되어서 열심히 탐구하여 어떤 공식이 성립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저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상에서, 아니 태양계에서, 더 나아가 우주에서 볼 때, 극히 작은 발견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거기서 심오한 희열을 느끼면서 만족의 향기에 심취하고 마는 것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다.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좋다. 그곳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큰 소리내어 웃어보고 싶다. 건방진 생각이라 해도 나 위주의 엉뚱한 소리라 해도 왠지 그렇게 해 보고 싶다. 그렇게 하면서 내 마음속의 모든 것을 아주 작게 나누어서 모든 이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오늘밤에 잘 땐 꿀벌 마야와 함께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마야의 친구인 진 노래기와 왕 노래기와 인사도 할 겸..... 만나서는 그들의 비밀을 모두 내 가슴속에 새겨 놓겠다.
그리고 책을 엮어내어 사람들에게 알려줘야지. 저 하늘 어디선가 계실 파브르 할아버지께서 그 책을 구하신다면 기쁜 마음으로 읽으시겠지?
좀 전까지는 하느님은 남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내 마음 속 깊숙이 박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세상 모든 이에게 다정하게 살아갈 길을 밝혀 주면서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손길이 즉, 여성다움이 하느님의 손 끝에 맺혀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