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해리포터 사이언스를 읽고

작년 겨울,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중에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빗자루를 타고 날면서 벌이는 퀴디치 경기, 호그와트 행 기차를 타러 가는 9와 4분의3번 승강장, 저절로 움직이며 낯선 공간으로 안내하는 마법의 계단. 그 영화를 보면서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의 세계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일 뿐인지, 만약 현실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백년 전만 해도 환상이라고만 생각되던 나는 기계가 일상화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마법 같은 일이 내 주위에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옛날 작가들이 소설 속에서나 상상했던 자동차나 전기 등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과학과학과 접목시키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행 기차를 타…(생략)

에서 읽은 내용이 떠올랐다. 칼 세이건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과학소설의 통해 이야기했던 웜홀을 통한 공간이동은 비논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부합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내 생각은 다른 쪽으로 옮겨갔다. 순간 이동이 이론적으로 맞다면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순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우선 웜홀의 입구인 블랙홀을 만드는 일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고, 또한 블랙홀을 안전하게 다루기도 어렵다. 블랙홀을 순간 이동을 할 주변에 만든다면 블랙홀이 순간 이동하는 사람 뿐 만 아니라 그 사람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의 공간 전체가 이동하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인간이 블랙홀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 순간 이동은 불가능한 것이다.
순간 이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
론의 엄마는 승강장 주변에서 겁을 먹는 해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저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로 곧장 걸어가기만 하면 된단다. 부딪칠까 봐 멈추거나 겁먹지 않는 것. 그게 아주 중요하지.”
물론 현재 순간 이동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예전 사람들이 자동차를 발명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여러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시간여행의 `개찰구`를 향해 뛰어간다면 순간 이동은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예전 80-90년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이야기가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또한 90년대 후반에 영화에 나왔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활발한 연구활동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신문기사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환상으로만 느꼈던 판타지의 세계와 과학의 세계는 인간의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덮고 난 지금,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마법처럼 느껴진다. 내일은 어떤 마법이 내 눈 앞에 펼쳐질 것인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나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갈 9와 4분의 3승강장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