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자작 - 내가 쓰는 신 토끼전 국어토끼전

내가 쓰는 신 토끼전
바닷속의 용왕이 병에 걸렸는데, 의사가 와서 말하기를 토끼의 간을 먹으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신하들은 모두 기가 막혔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토끼라는 동물에 대해 알아보니 육지에 사는 동물로 꾀가 많다고 한다. 그리하여 육지에 올라갈 동물로 게와 자라 중 한 명을 고르려는데 자라가 뽑혔다. 자라는 토끼가 꾀가 많다는 사실에 조금 내키진 않았지만 육지에 도착해 토끼를 찾아 말을 건넸다. 역시나 꾀가 많아서인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간신히 토끼에게 극진히 대접하겠다는 거짓말을 하여 토끼를 용왕 앞에 데리고 왔다. 토끼는 화려한 용궁을 보고 무척 놀랍고 감탄했다. 하지만 신하들이 자신을 불쌍하다는 듯 쳐다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토끼는 용왕에게 자신은 간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기에 집에 간을 두고 왔다며 간사하게 꾸며대어 용왕은 토끼의 꾀에 넘어가 그 말을 믿게 된다. 하지…(생략)

듯 토끼가 빠졌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자라는 마구 웃어댔다.
토끼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을 했다.
“자라야, 내가 정말 미안했다. 제발 부탁이야.. 날 한번만 구해 줘. 그럼 네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줄게.”
그러자 자라는 상황의 역전을 즐기듯 비웃기나 하듯 말했다.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토끼는 그 조건이 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모른다는 듯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 조건이 어떤 건데?”
“당연히 네 간을 우리의 용왕 님께 바치라는 거지.”
토끼는 이번에도 꾀를 내어 자라에게 말했다.
“좋아 나를 구해준다면 네 간을 기꺼이 바치도록 하겠어.”
“나쁜 놈아. 내가 너를 또 믿을 줄 알았냐? 내가 너에게 두 번이나 속을 줄 알았어? 네가 분명 말했지 어떻게 동물인 네가 간을 넣었다 뺄 수 있겠냐며 말야.”
“아..아니야. 그건 나의 거짓말이었어. 내가 간을 어떻게 넣었다 뺄 수 있겠냐고 하였지만 그것은 사실 거짓말이다. 내가 내 간을 바치기 싫어 자라 너에게는 비록 거짓말을 하였지만 차마 너희 용왕에게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즉, 내가 간을 넣었다 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는 거지.”
“믿을 수 없어. 증거라도 보여줄 수 있겠나?”
“물론이다. 나는 간이 없어도 살수가 있으니 그러면 그 간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겠다. 꼭 나를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토끼도 자라를 쉽게 믿을 수는 없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어서 자라를 믿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토끼로서도 피해보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자라가 말했다.
“난 너와 같이 간사한 놈이 아니니 약속을 어기지는 않을 것이다. 어서 간이 있는 곳이나 이야기하여라.”
“전에 네가 나를 용왕에게 데리고 가기 전에 발견했던 곳 옆에 나무 한 그루가 있을 것이다. 그 안에 보면 과일나무 열매처럼 생긴 것이 바로 내 간이다. 또한 그곳에 밧줄도 하나 있을 것이니 꼭 같이 가져와 나와의 약속을 지켜라!”
자라는 허겁지겁 토끼가 말한 곳으로 가 보았더니 정말 나무 안에 열매처럼 생긴 토끼의 간과 밧줄이 있었다. 자라는 잠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토끼 녀석은 나와 우리 용왕님께 거짓말을 얘기했다. 그런 녀석을 내가 꼭 살려줘야 한다는 것인가? 아니지, 그래도 나는 그 녀석과 약속을 했는데 그것을 어기면 나도 그 놈과 똑같은 놈이 되어버리잖아? 이걸 어째야 하나?’
그렇게 자라는 한참동안을 그 생각에 잠겼다.
“휴, 안 되겠다. 이럴 시간이 없다. 어서 가서 용왕님의 병을 고쳐야 하니. 그나저나 토끼 녀석은 어쩌나? 어쩔 수 없군. 그냥 그 녀석을 구해주는 수밖에.”
자라는 토끼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자, 약속대로 난 너와의 약속대로 밧줄을 가지고 왔다.”
자라는 토끼를 구해주었다.
“됐느냐? 나는 이제 용왕의 병을 고치러 가야겠다.”
토끼는 “그래, 구해주어 정말 고맙구나.” 라고 얘기했다.
토끼의 말투는 무척 불만스런 말투였고, 자라는 화가 났지만 한시가 급한지라 그냥 토끼를 두고 용궁으로 돌아왔다.
토끼는 자라가 그 곳을 떠나자마자 세상이 떠나갈 듯 웃어댔다.
“푸하하하. 이 멍청한 자라야. 너는 나한테 이미 2번이나 속은 것이야. 정말 간을 넣었다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푸..푸하..하하.. 내 간은 내 뱃속에 있다.. 네가 가지고 간 것은 바로 나무 열매다..”
자라는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자라는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용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토끼는 다시 숲 속으로 뛰어가 버렸다.
이 때 이 모든 일들을 보고 있던 한 사람이, 자라의 충성심을 갸륵히 여기고 이번 사연을 안타깝게 여겨 그 열매에 아무도 모르게 용왕의 병을 고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자라는 그저 행복해하며 용궁에 도착했다. 용궁 안에서는 신하들과 용왕이 불안해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신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안절부절 하질 못하였고 또 어떤 신하는 고개를 숙이며 기도를 하는 것도 같았다. 용왕은 자리에 앉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자라를 기다렸다.
자라는 문을 열고는 용왕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용왕님, 제가 드디어 토끼의 간을 구해왔습니다. 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토끼의 간입니다.”
신하들과 용왕은 모두 그 토끼의 간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그래, 역시 토끼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허허.. 이제 내 병을 고칠 수 있겠구나. 자라, 너도 정말 수고했느니라.”
그 때 갑자기 한 신하가 끼어들어 말했다. 자라가 너무 자랑스러워하는 게 화가 나기도 했다.
“그것이 토끼의 간인 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엔 그저 그냥 열매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혹시 용왕님께 해를 끼칠 지도 모르는 일이 아닙니까..?”
하지만 용왕은 이미 토끼를 믿기로 한 후였다.
“아니다. 내가 보기엔 토끼의 간이 맞는 것 같구나. 그게 아니라고 해도 지금은 방법이 없으니 토끼의 말을 믿어보는 수밖에.”
그 때 다시 자라가 말하였다.
“어서 드셔 보시옵소서.”
그리하여 용왕은 토끼의 간이라 생각하는 나무 열매를 먹었다. 물론 아까 자라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이 넣어준 것 때문에 용왕의 병은 씻은 듯이 나을 수 있었다.
“역시 토끼는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는구나. 내가 토끼를 위해 잔치를 벌이겠노라.”
그때쯤 토끼는 황당해 할 용궁 사람들을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또 분명 그들이 자기를 잡으러 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 깊은 숲 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여러 신하들은 들으라. 내가 이번에 잔치를 벌이기로 한 것은 이미 일전에 이야기했노라. 자라는 한 번 더 육지로 올라가 토끼를 데려오너라. 잘 얘기해서 꼭 데리고오도록 하여라. 그리고 나머지 신하들은 토끼를 맞을 잔치 준비를 하여라.”
자라를 제외한 나머지 신하들은 용왕이 자라를 너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많고 질투심도 들었지만, 자라를 육지로 보내기로 한 것이 자신들이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또한 자라는 기쁜 마음에 열심히 토끼를 찾으러 육지로 올라갔다. 하지만 토끼는 예전에 있던 자리에 없었고, 자라는 열심히 숲 속을 헤맸지만 자라는 숲 속을 잘 알 리가 없었고 길을 잃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자라는 드디어 토끼를 만나게 되었다. 토끼는 너무나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자라는 길도 잃은 판에 너무나도 다행이라는 마음에서 토끼에게 말을 걸었다.
“토끼, 정말 오랜만이네. 허허”
토끼는 놀란 마음에 다시 한 번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그 때 자라가 말했다.
“정말 고맙네. 덕분에 용왕님 병도 고치고 나도 용왕님으로부터 많은 신임을 받을 수 있게 되었어. 이번에는 용왕님께서 너를 위한 잔치를 베푸신다네. 어서 가세.”
그 순간 자라가 꾀를 내는 거라고 생각하며 도망가려던 토끼는 어젯밤 꿈 일이 생각났다.
어젯밤 꿈에서 어떤 사람이 나타나더니 말했었다.
“토끼는 나의 말을 들어라. 내일 반갑지 않은 손님이 나타날 것이니라. 내가 그가 불쌍해 그를 도와주었지만 그는 오히려 자만에 차 있더라. 그래서 내 특별히 너를 도운 셈치겠으니 내 말을 잘 들어라. 내일 그 반갑지 않은 손님이 오면 너를 데려가려 할 것이니라. 피하지 말고 그를 따라가거라. 내 말을 명심하거라. 꼭 그를 따라가야 하느니라. 그가 누군지는 네가 직접 깨닫게 될 것이다.”
토끼는 꿈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싶었지만 평소에 꿈을 잘 꾸지 않는 토끼로서는 왠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자라의 말을 들은 순간 그 사람이 말한 이가 자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도 모르게 어느 새 자라를 따라가고 있었다. 토끼는 아직도 너무 좀 이상했지만 자라는 거짓말을 못할 것 같기도 하고 꿈이라고 하기엔 그 일이 너무 생생했기에 일단 자라를 따라가 보기로 한 것이다.
역시나 용궁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 나와 토끼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토끼는 어색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그들을 따라 용궁에 도착했다.
용궁에 들어가서도 토끼,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곳에는 엄청난 음식과 노래들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용왕은 물론, 모든 신하들이 모여있었다.
용왕은 토끼를 보더니 웃는 얼굴로 말하였다.
“토끼, 정말 고맙네.. 자네 덕분에 내 병을 고칠 수 있게 되었어. 내가 특별히 해 줄 수 있는 게 없고 하여 자네를 위한 잔치를 베푸니 오늘만은 즐겁게 즐기다 가시게나. 그리고 자라와 토끼에게는 내가 많은 상을 내릴 것이네.”
많은 신라들은 너무나도 부러웠다. 특히 육지로 올라갈 때 자라와 게 중 누가 갈 것인가를 정했는데, 그 때 자라가 되어 게는 더욱 화가 났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잔치를 즐겼다.
토끼는 어떻게 된 일인지는 잘 몰랐지만 능청스럽게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어찌 이 대단한 용왕님을 위해서 제 간 하나 바치지 못하겠습니까.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당연한 말씀을.. 허허허!”
그렇게 잔치는 시작되었고 토끼는 너무 불안하고 양심에 가책을 느끼기도 했지만, 아무 일도 모른다는 듯 잔치를 즐겼다.
그 후, 토끼는 용왕에게 갖은 아부를 다 떨어 이 곳에서 용왕님께 충성하며 살고 싶다고 해서 토끼는 용궁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토끼에 대한 용왕의 믿음도 어느 새 깨져 토끼는 또 다시 다른 신하들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