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자작 - 홍길동이후 율도국에대해서 각색한 글 길동 그 후

길동 그 후.
율도국.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 홍길동은 동해의 외딴섬인 이곳에 이상의 도시를 세웠다. 썩어 빠진 세상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보자는 그의 의지는 활빈당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던 나 이백두가 보기에도 당차 보였다.
하지만 요즘은 홍길동 그가 세운 이 율도가 단순히 현실도피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인간 이여서 랄까. 인간 때문 이여서 랄까.
물론 홍길동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그는 적서차별에 불만을 품고 부패한 세상을 척결하고자 애쓰던 활빈당의 대장 아닌가! 이 율도의 신세계에서도 처음부터 그는 백성들의 안위와 평등을 위해 애썼다. 율도국내의 적서차별폐지를 위해 글 좀 꽤나 썼다는 유교식자들과 담판 뒤, 마침내 폐지가 확정된 날 밤, 길동은 내 집으로 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한이 풀렸다고 기뻐했다.
그뿐인가! 가난한 백성을 위해 세금도 적게 걷고 생산력을 늘…(생략)

국정운영이란 후자에 속했다. 그는 초기엔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저기 불만과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문제점이란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 없이는 해결불가능 한 것이었다. 그렇게 그의 세력이 필요했을 때쯤, 평안어디서 글좀 썼다는 선비출신인 박두문이 자연스레 그 자리를 꿰찾다.
그러나 그가 전에는 활빈당 속에서 개혁을 부르짖었으나, 만족스러운 현실에 안주하자 그 역시 서서히 고이기 시작해, 마침내 썩고 말았다. 길동의 옆에서 그를 보좌하며 달콤한 말 몇 마디로 그를 녹여갔다.
"그럼 일단 조세는 지난달의 2할정도만 더 올리면 되겠지?"
"폐하... 그러나 요즘 흉작으로 백성들이..."
"에이! 닥치거라! 폐하가 올리라면 올릴것이지!"
그리고 또 하나 느낀 점은 홍길동, 그가 돈을 상당히 능숙히 사용한다는 점이다. 마치 활빈당 시절에 탐관오리를 습격해서 헐벗은 백성들에게 나눠 줄 때는 돈이 뭔지,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그랬던 것처럼. 지금 저 안하무인인 격의 관리인 구범과 또 몇 몇 무리들과 국고로 기생집에서 놀아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아는 홍길동인가 의심 갈 정도로 달라 보였다.
"그럼 이번 달은 지난달의 2할 을 더 올리지."
율도국. 홍길동은 왜 이곳을 택했을까. 그가 꿈꾸던 이상은 어떤 의미였나.
석 달 후. 율도국의 한 주막.
"이봐, 자네 그 소식 들었나?"
"무슨 소식인데?"
"으이그! 그 모르나! 요즘 장안을 시끌벅적하게 만든 그 장본인!"
"아아...! 그 탐관오리들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준다는...그 신길동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