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 4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올해 내 계획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작년 가을에 산 책이 아직까지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을 보면, 사놓기만 하고 읽지를 않은 것이다. 오늘은 그 책들중에 한 권을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석연치 않았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이다.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라는 글이 제목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책이 내 손을 꽉 잡은 까닭은 책 속에 실린 사진 때문이었다. 서른 장 이상 실린 사진을 본 순간, 나는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저마다 모양과 색깔이 달랐고 눈의 결정체를 보는 것 같았다. 아니, 유리처럼 투명하고 맑은 육각형의 보석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은 물의 `반응`이었다. 바로 이 점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이 책의 작가는 에모토 마사루라고 하는 일본인 의학 박사이다. 거의 10년 동안 물 연구를 해 왔는데, `물이 정보를 기억하고 그것을 전달한…(생략)

듣는 음량으로 물한테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베토벤의 교향곡 `전원`은 밝고 상쾌한 곡조에 어울리게 아름답고 잘 정돈된 결정으로 나타났고,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은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을 느끼게 할 정도로 깊이 있는 곡인데, 화려하고 아름다운 결정으로 나타났다.
결정적인 것은 쇼팽의 `이별의 곡`을 들려주었을 때였다. 놀랍게도 작고 아름다운 결정이 분리되어 나타난 것이다. 분노와 반항의 언어로 가득한 헤비메탈 곡은 결정이 제멋대로 깨어진 형태로 나타났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다른 실험도 했다. 유리병에 물을 넣고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친 종이를 핀으로 고정하여 물한테 보여주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자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자 깨끗한 육각형 결정을 만들었다. `사랑, 감사`라는 글을 보여 준 물의 결정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극치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결정이었다. 금으로 도금한 찬란한 보석 같았다. 물의 결정 중에 가장 아름답고 우아했다.
하지만 `망할 놈`, `짜증나네. 죽여버릴 거야`와 같은 말은 결정을 나타내지 않았고, `악마`는 중심의 검은 부분이 주위를 공격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말한 `너 정말 예뻐`는 말 그대로 예쁜 결정을, `망할 놈`은 쩍쩍 갈라진 땅 같은 결정이었다. 그리고 핸드폰이나 전자레인지를 보여주었을 때도 흩어지거나 깨진 결정이 나왔다. 또한 기도하기 전후의 호수 물도 결정이 달랐다. 호수 앞에서 수십 명이 합창을 했는데, 결정이 마치 여래상 같은 형태였다.
마사루와 연구원들은 태양 사진과 후지 산, 로키산맥 등의 사진도 보여 주었다. 태양을 보여준 결정은 화면 가득히 크게 펼쳐진 결정이었다. 하얀 만년설에 덮여 있는 로키산맥을 보여준 물의 결정도 눈을 덮어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도쿄와 런던에 있는 수돗물로도 실험해 보았다. 수돗물은 한결같이 결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물의 도시라는 베니스에서도 수돗물은 깨끗한 결정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스위스의 베른은 비교적 깨끗한 형태를 보여주었다.
수돗물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자연수를 보여 주었을 때는 멋진 결정을 보여 주었다. 히로시마현의 용천수의 결정은 가느다란 은세공 같은 멋진 결정을 보여 주었다. 북한 묘향산 등산로 입구의 계곡 물도, 그 결정이 환상적이었고 마치 단풍잎과도 같았다.
물한테 어떤 말을 하느냐, 혹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같은 것이 거의 없었다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결정이 `사랑, 감사`였다. 그러나 마사루의 이야기는 물의 결정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것이다.
물이 보여준 결정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마사루는 가장 아름다운 결정을 보여준 `사랑, 감사`의 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마사루는 물을 감사의 마음으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물을 깨끗하게 가꾸고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인류 한 사람 한 사람이 깨끗하고 맑은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물의 결정은,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들려주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랐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물을 마시거나 썼는데, 물한테도 그런 `반응`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렇다면 물이 보여준 반응처럼,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세상도 달라지는 것일까. `물은 답을 알고 있다`를 다시 한번 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