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나서 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작가 : 현진건)
소설 맨 처음부터 독신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인물묘사가 무척이나 상세하다. “여러 겹 주름이 잡혀 훌렁 벗겨진 이마라든지, 숱이 적어서 법대로 쪽지거나 틀어 올리지 못하고 그냥 빗겨 넘긴...” 이라며 B사감의 성격을 인물의 겉으로 보여진 모습을 통해서 말해주지 않아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B사감은 여 기숙사에 사감이었는데 나이가 40에 가까운 노처녀인데다 주근깨 투성이인 얼굴로 시들고 성격도 거칠고, 까칠해서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여 기숙사에 기숙사생에게 온 러브레터였다. 그녀는 학생이 보내서 받은 편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여 기숙사생을 아무 까닭 없이 러브레터를 받았단 이유로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대며 학생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곤 하고, 둘째로 사감이 싫어하는 것이 기숙사생에게 남학생이 면회를 보러 오는 것이었는데 무슨 핑계를 하든지 …(생략)

보면 굵은 남자목소리까지 막 웃다가도 혼자 막 우는 것이었다. 처녀 셋은 그 모습을 불쌍하게 쳐다보았다. 나는 B사감이 무척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40이 되도록 제대로 된 사랑한번 못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마저 해치려는 그녀가 무척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건 무척 미운 짓이긴 하지만 그녀 자신은 그런 다른 사람들이 부러운 것에 못 이겨서 질투가 나 그런 것이니 이해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사랑한번 못해보고 남자가 무조건 싫다고 빡빡 우겨대고 자신에게 거짓말한 그녀가 무척이나 가엽고 불쌍히 여겨졌다. 그리고 그녀가 그런 사랑을 못한 까닭이 그녀의 외모 때문 일까봐 무척이나 안타깝다. 사랑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이 꼭 외모로 점수가 모든 게 매겨지는 것 같아 측은한 마음마저 든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혼자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일찍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았더라면 적어도 누군가의 러브레터를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일 같은건 나이가 나이인 만큼 그러 지는 않았을 텐데, 자신의 잘못이라고 하기 어려운 그 잘못으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게 된 B사감이 불쌍했다. 오히려 여 기숙사의 학생들이 어렵더라도 B사감에게 살갑게 대해주고 남자를 만나게 해줬더라면 분명 B사감이 그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B사감님 께 좋은 남자 분 한명 소개시켜주고 진정으로 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방법을 알려드린다면 무척이나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