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똥 강아지 똥

‘강아지 똥’을 읽고 나서
《강아지 똥》이란 제목을 들었을 때는, 비록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귀에는 익숙한 그런 동화였다. 왜냐하면, 이미 이 동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인 이루마 씨가 직접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똥은 똥인데, 그 제목을 들었을 때 그다지 더럽다거나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아마 `강아지`와 `똥`이라는 단어의 `o`발음이 귀엽고 앙증맞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책에 대해 이만큼 알았으니 이제 읽어야 할 터인데... 동화책이 학교 도서관에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고, 다 큰 나이에 어린이 도서관을 찾자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하기도 해서, 내친김에 특별한 책인 거 같아서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이 오던 날, 너무나 토속적이고 담백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이 나는 책표지는 이미…(생략)

생활방식마저 그대로 모방하기에 이를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런 과정들 속에 나타나게 되는 행동이 바로 상대를 무시하는 점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불현듯 자신도 모르게 남이 자기보다 하나라도 부족한 점이 보이면 쉽게 무시하기 일쑤이다. 능력이 모자란다고, 키가 좀 작다고, 얼굴이 좀 못생겼다고 말이다. 또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늘 바쁜 생활 속에서 효율성과 능률성이 떨어지는 것들은 쉽게 포기해버리면서 어느덧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가야한다는 소중한 인식까지 잃어버리고 있다.
이는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말로는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강아지 똥처럼 자신의 몸과 혼까지 희생해가면서까지 민들레가 꽃을 피우게 만들 수 있는 사랑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이 합쳐졌을 때 더욱 위대하고 아름다운 결과가 나오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강아지 똥과 민들레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인스턴트 식(式)의 사랑에만 익숙한 현대인들이 과연 사랑에서도 강아지 똥의 깊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점들은 우리가 바로 받아들여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제일 감동 깊었던 구절이라면, 민들레가 강아지 똥에게 한 말 중`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라는 구절이었다. 민들레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강아지 똥은 과연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자신이 못생기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이지만, 자신의 몸뚱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매일 서러움만 겪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기쁨에 민들레를 위해 희생하고 싶은 마음. 이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과연 강아지 똥은 갈등을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마음의 휴식을 얻게 된 것 같다. 솔직히 이런 감정을 느껴 보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늘 공부에, 복잡한 일들에 치이면서 남보다 뛰어나고 더 잘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생각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온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가득 차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