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유진`을 읽고나서 독후감상문 `유진과 유진’을 읽고

‘유진과 유진’을 읽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 중 상처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들 자기만의 상처를 가지고 내일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기도 하고, 주저앉아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상처받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두 아이가 나온다. 이름도 성도 같다. 큰 유진, 작은 유진 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두 아이는 같은 상처를 받게 된다. 유치원 원장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같은 상처를 받은 두 아이지만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은 달랐다. “니 잘못이 아니야.”라며 안고 함께 울어준 큰 유진의 엄마와는 달리, “잊어.”라고 말하며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는 이사해 버리는 작은 유진의 엄마. 이렇게 두 아이는 헤어지고 만다.
그리고 그 둘은 중학생이 되어 재회한다. 큰 유진은 작은 유진을 알아보았지만 작은 유진은 큰 유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유진은 작은 유진에게…(생략)

부모님의 방법은 남들과 ‘다른’ 방법 이었던 것이 아니라, 딸을 위해서 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체면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나온 은근하지만 강한 생각 때문에 선택한 ‘틀린’ 방법 이었던 것 같다. 어느 부모가 자신의 자식이 잘못되는 것을 바랄까. 작은 유진의 부모는 상처라는 것이 숨기고 붕대로 칭칭 감아 놓는다고 해서 낫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바람을 통하게 하고 어루만져 주어야 낫는다는 것을 망각 했던 것 같다.

그런 작은 유진의 부모의 실수는 작은 유진을 공부만 하는 ‘종이 인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공부만 하고 콧대만 높은 아이. 그런 작은 유진을 큰 유진의 단짝인 소라는 뒤집어 보면 아무것도 없는 ‘종이 인형’이라고 지칭 했다. 작은 유정을 ‘종이 인형’따위로 전략 시켜 버린 작은 유정의 부모님의 실수는 결코 사소한, 작은 것이 아니었다.

안타까운 것은 유진의 부모님과 같은 실수를 하는 부모들이 실제로도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성폭행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숨기고, 부끄러워하고, 부정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그런 부모들의 행동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진정으로 올바른 방법은 그 상처를 받아들이고 그 상처마저 감싸 안으며 사랑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성장소설 이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기 좋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성폭행’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중2 두 소녀의 고민, 사랑, 우정 같은 일상사도 재밌게 다루고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그렇지만 읽고 난 후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그런 소설이니 말이다.

이야기와 동시에 사회적 비판을 드러낸 이 책 같은 다른 책들이 많아지길 빌었다. 읽고 난후에 우리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 하는 나에게 이 책은 당연히 좋은 책,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주위를 돌아보자. 상처받은 영혼에게 손을 건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손을 건네는 순간 자신은 더 큰 것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