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를 읽고 그 섬에 가고 싶다

별들의 이야기
‘그 섬에 가고 싶다’를 읽고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울려대는 자명 종소리. 하루의 시작을 빨리 알리기라도 하듯 집 앞 도로를 질주하는 부지런한 차들이 달리는 소리로 시작되어, 앞만 보며 여유 없이 질주하는 바쁜 일상의 굴레에서 나는 가끔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거실의 창문을 활짝 열어 집 앞에 아기의 발등처럼 조그맣고 소복한 산을 바라보곤 한다. 그 산 속엔 아득히 멀어져만 가는 내 유년의 뜰도 예쁘게 펼쳐지곤 한다. 그래서 더욱 내 마음에 촉촉한 그리움의 물기가 오름을 느끼게 하곤 한다. 그 산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도 있고 꿈도 있고 아픔도 사랑도 그리움도 있어 먼지 쌓여 빛 바랜 일기장을 만나는 그런 기쁨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이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이제껏 살아오며 별처럼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만남을 그저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차 한잔 마시며 얘기 해 줄 있는 …(생략)

지키기 보다 찢겨진 속옷을 더 지킨 옥임이 이모, 다른 섬에서 시집을 와 게으르고 소문난 바람둥이 남편을 불평 한 마디 없이 살다가 끝까지 마음을 돌릴 줄 모르는 남편의 외도로 세 아이를 두고 끝내 세상을 떠난 넙도댁, 남편의 폭행과 무능을 신들림으로 복수하는 업순네. 곱사 등으로 집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항시 아이들의 놀림감으로 살다가 슬픈 눈물을 흘리면서 세상을 떠난 반임 이의 죽음, 마른 쑥대 더미 모깃불을 피고 할머니 무릎을 베고 하늘의 수많은 별을 헤다 잠든 여름밤, 먼 곳에서 장가를 가려고 낙일도에 와 옥님이 이모를 어르다가 행패만 당하고만 엿장수 소동이 아저씨. 등 낙일도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산과 강 ,들을 지나며 마음껏 여유를 누려 보는 그런 기분이었다.
이처럼 지극히 평범하고 그냥 지나쳐 버릴 이야기를 인간의 꿈과 인간을 향한 사랑의 의미를 수많은 별들로 비유하여 영혼의 눈이 뜨이도록 소망을 담아 이 글을 쓴 것 같다. 수많은 별들은 저 한량없이 넓고 높은 하늘에 떠서 반짝이다 이 세상으로 내려 와 저마다 소중하고 힘겨운 삶의 그림을 그리는 별들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을 낙일도의 사람들을 통하여 무디어진 우리들의 영혼을 갈고 닦고 있다.
작가 `임철우`는 80년대의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인 광주에서 피해와 고통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 그 민주화 과정의 고통을 문학을 통해 잘 깎아 놓은 연필처럼 아주 절제된 표현과 폐쇄적인 표현으로 터질 것 같은 열정을 억지로 감추려는 듯한 차가운 인상을 심어준 사람이지만 그는 이 책을 통하여 진정 말하고 싶은 인간의 이야기를 누구의 간섭 없이 그 마음을 다 하여 수많은 별들이 제 집을 찾아 사라질 때까지 밤 새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 대한 소중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모든 인간은 별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저마다 자기 몫만큼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누구나 고향이 같은 저 넓은 하늘의 별들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서로를 향한 사랑과 희망이 있어 비춰질 때 눈부시게 빛을 내나보다. 이 책을 읽고 쳐다 본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다. 별처럼 많은 이웃을 내 추억을 사랑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