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지아의 미친고양이`를 읽고 나는 조지아의 미친고양이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기 위해
‘나는 조지아의 미친고양이’를 읽고
‘정말 재밌다, 진짜 재밌다’, ‘정말 유쾌하다’, ‘부디 이 보물을 놓치지 말길
이 책을 읽고 난 사람들의 반응이다. 나 역시 이들과 같은 경험을 했다. 여태까지 읽었던 책 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책이다. 조지아라는 한 소녀의 일기를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조지아는 평범한 사춘기 소녀이다. 다른 친구들처럼 멋있는 남자에게 열광하고 멋 부리길 좋아하며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남자에게 한순간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그 남자와 사귀기 위해 좀더 멋을 부리고 심지어 키스 강습까지 받아 가며 노력한다. 나중에 이러한 노력은 조지아에게 그 남자를 가져다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소설은 외국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소와 비슷한 면도 있고 대조적인 면도 함께 공존한다.…(생략)

를 돌아다니니까 남자들이 ‘우우~’했다는 부분이 나온다. 옷에서도 어른들을 따라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인다. 역시 내동생도 평소에 하지 않던 옷타령을 하고, 작년에 입었던 옷이라고 해서 입지 않겠다거나 어제 입었던 옷을 오늘 또 입지 않고 새로 갈아입는다. 이 현상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나중에 크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사춘기를 보내면 삶의 조건이나 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언젠가 우리 수학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선생님께서는 스스로 사춘기를 아주 힘들게 보내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금 후회가 되는 부분이 많고 그 결과로 대학도 마음먹은 대로 못 가셨다고 했다. 그래서 어쩌면 괴롭고 우울한 사춘기보다는 조지아나 내 동생처럼 극성스럽고 밝은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거의 다 할수 있는 자유로운 사춘기가 좋은 것 같다.
나도 아직은 사춘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다. 책과는 달리 우리 나라의 문화가 성에 대해 덜 개방적이기 때문에 지금도 혼란스러움이 봄눈에 눈이 녹 듯 말끔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어젯밤 가족들과 함께 ‘신라의 달밤’이라는 영화를 봤다. 그 영화의 한 장 면 중 남자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키스신이 있었다. 그때 나는 가족끼리 있어서 그 장면이 민망했다. 그래서 눈을 가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요즘 세태의 흐름에 비해 개방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놀랍다. 요즘은 드라마에서도 툭하면 키스하고, 특히 쇼 프로그램에서는 키스하는 장면이 매주 나온다. 또 하나의 환상적 꿈을 청소년들에게 가지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겠지만 부정적인 이상을 형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춘기는 기성세대의 간섭과 참견을 유독 싫어하는 것이 또한 특징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 나라처럼 권위적 질서를 존중하는 사회일수록 우리의 삶을 옆에서 보살피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고민이 있어 보일 때 다가와서 따뜻한 위로도 해주고 인생의 좋은 경험을 통해 격려를 보내는 손길이 그립다. 예를 들면 남자 친구를 사귀는 일만 해도 그렇다. 책을 읽어보면 조지아의 부모님은 사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참견하려 하시지 않고, 남자 친구한테 전화가 오면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하기보다는 장난으로 남자 친구 있다고 놀리는 부분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부모님들의 걱정도 많고 간섭도 많아서‘걔가 누구냐, 어디사냐, 공부는 잘하냐, 착하냐,’등 조건이나 환경적 요인을 들어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모님과의 다툼이 벌어진다, 하지만 부모님의 간섭이 필요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적절한 간섭이라면 자식들도 무언가를 깨닫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또한 우리가 바라는 부모님의 모습이기도 하고,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예전보다는 좀더 개방적인 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통 소녀들과는 다른 면들이 있어 조지아의 감정에 대해 완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생각의 방향을 조금은 여유 있고 융통성 있게 바꿀 수 있었다는 점이 기쁘다. 우리 청소년 시기는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받아들이고, 더 따뜻하게 마음을 가꾸는 일이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