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B사감과러브레터

이 소설은 정말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학교 기숙사는 널린게 기숙사이고, 기숙사가 있으면 꼭 등장하는 깐깐한 선생들.
여기서 B사감은 호감 가지 않는 생김새이다. 주근깨투성이에다가 여러 겹 주름이 잡힌 훌렁 벗겨진 이마, 숱이 적어 쪽지거나 들어 올리지 못해 엉성하게 그냥 빗어넘긴 머리꼬리가 뒤통수에 붙어있는 모습. 한눈에 B사감이 얼마나 고집쟁이에 신경질 적인 사람이란 걸 알려준다.
또한 B사감이 특히 열을 내는 한가지. 러브레터이다. 특히 아름다운 학생들이 많은 학교라 러브레터가 유난히 많은데 B사감은 그 러브레터들을 일일이 읽어보고 검사한다. 자신의 것도 아닌데 함부로 허락도 받지 않고 읽는 다는 자체가 날 이해할 수 없게 한다. 아무리 기숙사라지만 개인의 사생활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행위는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B사감은 러브레터를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생략)

로 여겨 스스로를 안심시킨 것이었다.
그러다나 한방에 자던 학생 세명이 한꺼번에 깼다. 깔깔 대는 웃음소리에 세 학생은 일어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본 결과.
B사감의 방이었다. 그속에선 B사감이 혼자서 깔깔대는 여자 목소리와 나긋나긋한 남자 목소리 흉내를 모두 내는 것이었다. 사근사근 했다가 표정이 울그락 불그락 변했다가 또 다시 나긋나긋해지고.
밤마다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B사감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러브레터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기숙사 학생이 받으면 질투감이 느껴져서 였을까?
기숙사 학생들에겐 자신은 절대로 남자와는 같이 있어본 적 없고 맑고 투명한 인간인 척 하더니 그 뒤에선 남들은 상상하지 못하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니. 인간의 이중성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얼마나 자신이 남들보다는 뒤쳐진 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과장된 행동으로써 감추려 한 것일까?
B사감이 한편으론 불쌍히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