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사나이`를 읽고 모래사나이

어떤 잡지에서 「모래 사나이」를 소개하는 내용을 읽고 단박에 매료되어서 이 책을 샀다.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를 프로이트적인 관점으로 풀어 낸 칼럼이었는데, 나는 그 이야기에 단박에 매료되었다. 작가 소개를 보니 독일인으로 저 유명한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의 원작을 쓴 동화 작가라는 데 이 책은 동화와는 거리가 먼 공포소설 범주에 든다. 유령이 출몰하기 때문에 추리적인 요소도 있지만 심리적 묘사도 상당했다. 감정, 꿈, 환상, 비밀이나 예감, 그리고 의혹까지 모호한 신비주의 장치들이 다 나와 환상적인 이미지인데다 비밀로 가득한 일상과 마술적이며 불가사이한 일들이 사람을 해치고 있는 광기와 불안으로 둘러싸여있다. 책에 실려있는 세 편의 이야기 모두 묘한 여운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책 제목과 같은 「모래 사나이」가 참 마음에 든다. 유아기의 컴플렉스, 즉 어떤 사람이나 사건, 기억이 주는 두려움이 충격적으로 내면에서…(생략)

폭풍처럼 덮처오고 주인공은 뭣에 홀린듯이 죽음의 길을 걸어간다. 광기, 신비, 괴기 등이 휘몰아치며 독자를 악몽으로 데려가는 이 소설. 나에게 아주 각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모래 사나이’는 이 때까지 접했던 다른 어떤 책과도 다른 매력을 가졌다. 한여름에 학교에서 또는 친구들과 모여앉아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 특유의 묘한 분위기를 아시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 분위기에 젖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