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을 읽고 봄바람

세상이 참 각박하다. 아주 추운 겨울 따뜻한 아랫목과 포근한 엄마의 품이 더욱 그리워지듯, 지금 우리의 현실이 각박해질수록 순수하고 따뜻했던 과거를 꿈꾸게 되는 건 어느 누구 할 것 없는 사람들의 공통 심리인 거 같다. 그래서, 최근엔 연탄길이나 괭이부리말 아이들, 봉순이 언니 같은 가난하지만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는 삶을 그린 소설들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찌 보면, 이 소설, 봄바람도 어른이 되어 버린 우리에게 잠시 잊고 지냈던 순수한 어린 시절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앞서 언급한 소설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누군가의 성장을 이야기로 듣는다는 일은 실로 놀라운 경험이다. 아이가 어른이 된는 과정에는, 기쁨과 슬픔, 아련함과 힘겨움, 당당함과 쓸쓸함 등의 서로 다른 감정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이처럼 복합적이고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또 있을까? 그러므로 성…(생략)

까.. 갈등을 겪다가 집을 나왔는데. 곧 돌아가게된다. 시골에서 시내로 거의 처음 나온 소년이다. 우물안 개구리 였을까. 집에서는 잘해볼라고 나왔는데. 막상 나오니 갈때가 없고 무섭고 두려웠나보다. 금방 집으로 들어간 것을 보면 말이다. 한 소년을 통하여 나는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 보았다.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열세살 훈필이의 모습. 맨 뒷장에 정호승 시인이 쓴 글에서와 같이 나는 이 책을 읽고 훌쩍 커버린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사랑과 첫 가출은 이루어졌다. 실제가 아닌 저 먼 곳 어딘가에서. 나의 인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범위이지만 내 인생에 무언가를 할 수 있고 그리고 내 꿈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훈필이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 그리고 서정적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앞으로의 내 모습을 찾을 수 있었고, 또 지금 바보같이 살아가는 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항상 자신감 없어하고 용기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바보같은 내 모습을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는 기회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