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읽고 생명이있는것은

((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읽고 ))
요즘 TV 뉴스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 절로 혀가 쯧쯧 거리게 하는 안타깝고 어이없고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기사들이 많이 있다. 요즘 그 이유가 말이 안되고 더욱 더 많아지는 각종 유괴사건과 살인사건이 그것이다. 그래서 더 이 제목에 끌렸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사실 나는 뉴스에서 나오는 살인사건들을 보면서 ‘생명이 소중한 줄을 모르고,,,’ 하고 생각했었지만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면 개미나 모기, 파리 같은 것들은 내가 자주 죽이는 것들이고 뱀이나 개구리 같은 동물들은 징그럽게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정했을 때, 내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정말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될까,, 하는 것과 생명의 아름다움이라는 조금 까다로운 주제이니 만큼 지루한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작은 걱정 속…(생략)

우리를 반성하게 하고, 다친 동료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감싸고 도와주는 돌고래들의 모습은 장애인들에게 각박하고 몰인정한 사회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나도 그래왔지만,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 자부하고 동물은 열등한 하위 존재로 여겨왔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본 동물들의 따뜻하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그들이 인간보다 더 인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내가 이 책에 쉽게 흥미를 느끼고 빠져들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어서 이기도 했지만 동물이나 곤충들의 내가 몰랐던 다양한 재미있는 습관이나 생활 등을 알 수 있어서였기도 했다. 그들의 진기한 모습과 작가의 재미있는 표현들에서 나는 중간 중간 나도 모르게 ‘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내가 재미있게 본 것은 꿀벌들의 이야기이다. 책이나 TV에서 꿀벌들이 커다란 벌집 주위에서 윙윙거리며 수도 없이 움직이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었다. 나는 단순히 그것들이 날아다니며 움직이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벌들이 자신이 따온 꿀을 맛보게 하고 위치와 거리를 알리는 정교한 춤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더 신기한 것은 그 춤이 그저 단순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각도와 속도를 담고 있어 꿀벌 들 뿐만 아니라 사람이 봤을 때에도 정확한 위치와 거리를 알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꿀벌의 춤 언어를 처음으로 해독하여 노벨상을 받았다는 오스트리아의 한 박사는 꿀벌의 춤보다 더 재미있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학생들을 미리 훈련된 꿀벌들의 꿀벌 춤을 보고 자신을 찾아오게 하는 시험을 치르게 했다는 것이다. 벌들에게 쏘일 염려도 있고 벌의 작은 몸짓을 보고 위치를 찾는다는 것이 어려워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정말 난감하고 곤욕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것이 정말 재미있고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보면 그 내용과 작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연과학자로서 얼마나 동물들과 자연과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은지 알 수 있었다. 공룡, 박쥐, 도마뱀이나 거미, 개미와 같은 동물들을 아름다운 생명체로 묘사하는 것과 호주제 폐지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동성애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내가 한가지 작가와 반대인 것은 동성애에 관한 것이다. 작가는 갈매기와 채찍꼬리 도마뱀 등의 동성애를 말하면서 인간사회에서 용기 있는 동성애자들을 닫힌 가치관의 제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동성애에 관한 것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성애자들, 동성애자들을 법적으로 허락하는 나라들, 또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그들을 이해하는 사람들 모두가 말이다. 모든 생명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작가가 동성애자를 옹호하는 입장이어서 내가 아직 작가만큼 자연과 생명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서 잘못 생각하는 것인가, 닫힌 가치관에서 생각하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까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물들의 세계에서 이렇게 광범위한 동성애가 오히려 인간세계에서 왜 이렇게 드문지에 대해 의심해야 할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는 전적으로 반대의 생각이다. 다른 예들처럼 동물들의 생활 속에서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는 번식에 있어서 서로 치열하고 지극히 과학적인 동물들도 동성애자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아서 놀랍다.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 생명은 어떤 형태로든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내가 몰랐던 지식들과 재미와 교훈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또 이 책은 내가 읽은 몇 권 안 되는 책들중에 처음으로 작가의 ‘글을 시작하며’와 ‘글을 마치며’를 읽은 책이었다. 요즘같이 생명의 소중함이 잊혀져 가는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