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읽고 세상의중심에서사랑을

무라카미나 에쿠니 가오리 바나나의 소설에 길들여져 있던 내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 작품이다. 정말 별 기대없이 표지의 산뜻함과 제목의 풋풋함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기 마련인 열다섯 살 소년 소녀의 맑고 순수한 사랑, 그리고 때이른 이별의 아픔을 잔잔히 그린 소설이다. 여타 일본소설의 세련됨과는 달리 있을 법한 설정과 소박한 에피소드가 오히려 현실감을 준다. 불치병이란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의 흔한 소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애틋하게 그들의 사랑이 잘 묘사되어있다. 조금은 무덤덤한 히로세와 상냥하고 여린 아키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3년간 설레는 우정에서 차분한 사랑으로 마음을 키워간다. 둘은 정말 천천히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데 어린나이에도 무엇이 소중한지 어떻게 지켜야만 오래가는지 알고 있는 그들의 착한 마음이 좋았다. 비로소 세…(생략)

린 감성적 글귀로 구성된 문장들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들에서 숱하게 보아 왔던 것들이다. 최근에 읽어본 `공주님`의 작가 야마다 에이미도 비슷한 류의 문장 구성법을 보여 줬던 것 같다. 어쩌면 이런 류의 일본 소설이 우리나라에서 잘 읽히기에 비슷한 스타일의 소설이 자꾸 들어오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