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을 읽고 아버지와 아들을 읽고

아버지와 아들을 읽고
학교에서 학년별 권장 도서 목록을 내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번에는 어떤 책들을 추천해 주셨을까?’ 궁금한 마음에 얼른 목록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읽고 싶은 몇 권의 책을 골랐습니다. 읽어볼수록 정말 잘 골랐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중에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이 책이 무척 인상 깊어서 벌써 3번씩이나 읽게 되었습니다.
힘들게 막일을 하시는 아버지, 몸이 불편하지만 가족을 위해 부업을 하시며 어렵게 살림을 꾸려 가시는 어머니, 그리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늘 씩씩한 한국이, 귀여운 동생 은혜 이렇게 네 가족이 힘들게 살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 한국이는 친구들의 멋진 운동화를 보고, 자기도 새 운동화를 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잘못하신 어머니는 몸이 불편해 지셨지만 병원에도 제대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략)

또 벌도 주시는데…`.
어느 날 한국이가 목욕을 하고 있는 데 옆집 친구 영미가 들어왔습니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나는 킥킥 웃음이 나왔습니다. `옷을 벗은 한국이를 보고 영미는 어떻게 할까?` 내가 영미였더라면 소리를 지르면서 막 도망 갔을 텐데, 영미는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그랬나?
그러던 어느 날 한국이네 집에 슬픈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이의 아버지께서 암에 걸리신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암 수술비는 어떻게 마련할까? 또 불치병인 암을 수술한다고 치료할 수 있을까? 비록 술을 드시면 술주정을 하시긴 하셨지만 그래도 한국이를 사랑해 주시는 아버지가 꼭 살아 계셔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읽던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이 아버지의 암은 초기 암이라서 수술만 하면 나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그 많은 수술비는 어디서 구하지? 그런데 뜻밖에도 한국이의 같은 반 친구 은혜 아버지께서 한국이 아버지의 수술비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아마 은혜의 언니가 백혈병에 걸렸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암 환자의 고통을 잘 아셨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어쨌든 고마운 은혜 아버지의 도움으로 한국이 아버지는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가족의 사랑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보기에 별로 존경할 것도 없고, 좋지도 않은 아버지였지만 한국이는 아버지를 늘 진심으로 걱정하고 사랑으로 보살펴 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족의 사랑이란 한국이처럼 그냥 이유 없이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 부모님들이 우리를 그냥 사랑해 주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한국이는 가난하지만 그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잘 사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하고, 또 가끔 ‘우리 부모님은 왜 부자가 아닐까?’ 하면서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 집은 한국이 집처럼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가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숨길 일도 아니라는 걸 한국이를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자가 아니라고 부모님을 원망했던 일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이 책을, 아직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친구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권해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