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좋은날`을 읽고 운수좋은날

‘운수좋은날’을 읽고
지은이: 현진건
출판사: 계몽사
Irony, 즉 반어적 표현은, 현실과는 반대적으로 의미를 드러내는 수법이다. 이 소설의 ‘운수좋은 날’도 실은 반어적인 생활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김첨지는 서울 동소문에 사는 인력거꾼이다. 사회의 가장 하층민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하루 몇몇 사람을 태워다주고 몇 전 얻는 수입이 전부이니까.
그 날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기분이 안 좋았다. 돈을 벌러 나가는데 오늘은 유난히도 병든 아내가 자신을 붙잡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오늘따라 손님이 너무 많은 것이다. 가는 길마다 손님이다.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양복쟁이를 태우고, 남대문까지 가는 어떤 학생까지... 김첨지를 비를 맞으면서도 신나게 달린다. 오늘처럼 운수좋은 날이 없었으리라.
그 돈으로 아내가 며칠전부터 그…(생략)

입에서 튀어나오는 욕설들, 그리고 행랑방 안의 모습들, 병든 아내... 당시의 비참한 생활들이 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런 불쌍한 사람들에게 단 하루뿐인 운수좋은날, 하지만 역시 하층민에게는 그러한 행복도 없는 것 같다. 그러한 운수좋은 날이 병으로 고생하다 약 한 첩도 써보지 못한 불쌍한 아내가 죽는 날이었다니...
너무 가여웠다. 왜 그들에겐 단 하루의 행복도 없는 것일까. 이렇게까지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간 것은 아마도 작가의 현실 반영 때문이 아니었을까. 당시의 하층민의 극한적인 상황을 이렇게 운수좋은날을 가장 비참한 날로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