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질`을 읽고 호질을읽고

‘호질’이란 작품이 이렇게 짧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짧은 만큼 내용도 간결하고 그 속에 담겨진 교훈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상당한 감동도 주고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다. 솔직히 양반의 타락한 생활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었다. 겉으로는 도덕적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윤리적으로 타락하였고, 강한 자 앞에서는 비굴한 위석적인 인물 북곽선생을 통해 양반 유학자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위선에 대해 비판해놓았다. 작가의 입이 아닌 범의 입을 빌려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 색다르고 숨김없이 솔직하게 표현해서 그런지 왠지 모를 흥미가 느껴졌다.
호질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양반 유학자 북곽 선생이 수절 과부인 동리자와 밀회를 하던 중 그녀의 아들들에게 쫓겨나 도망치던 중 도깨비인척 춤추고 낄낄거리다가 똥이 가득찬 구덩이에 빠지게 된다. 힘들게 그 구덩이 속에서 기어서…(생략)

~ 교과서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염상섭의 ‘삼대’라는 작품이었는데 유학을 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륜의 관계를 맺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조의관의 모습을 통해서 북곽 선생의 모습과 공통점을 느낄 수 있었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동리자가 수절을 잘하는 부인이라 하여 그 마을의 둘레를 ‘동리과부지여’라 하여 칭하였는데 사실은 다섯 아들이 저마다 성을 달리하고 있었고 손수 교정해 낸 책이 만 권, 또 저술한 책이 일만 오천권이 된다는, 도덕과 인격이 높다고 소문난 북곽 선생이 자신을 먹을 까봐 아첨하고 위선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과부와 정을 맺는 행동에서 소문과 평판은 믿을 게 못 된다는 걸 알려고 했던 것 같다.
또한 북곽선생을 ‘여우’라 하여 쫓아낸 것과 똥이 가득찬 웅덩이에 빠짐으로써 더러운 저질적인 인물이며 위선과 허세를 부리는 이중적인 인물임을 알리려고 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할 적엔 위선적인 북곽 선생보다는 범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신의 공덕을 쌓고 원수를 갚기 위해 다른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다는 것과 자신의 이익과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비윤리적인 일도 서슴지 않고, 유학을 공부한다고 하면서도 아첨하는 태도와 비굴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오륜과 삼강을 강조하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죄악과 형벌이 존속하고 있다면서 북곽 선생을 꾸짖었다.
이러한 내용은 ‘북곽 선생’을 포함한 모든 인간들을 향한 하늘의 꾸짖음이었을 것이다.
왠지 나도 쑥스럽게 느껴진다. 잠깐의 거만함으로 다른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내 이익을 위해서는 남이 어떻게 될것이라는 것과 남에 대해서는 추호도 생각하려 하지 않았고 사람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또한 이중적인 모습이 없었다고 말 할 수도 없다. 어쩌면 이런 비판을 하고 있는 내가 ‘북곽 선생’보다 더한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인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이중성을 벗어나고만 싶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제부터 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겠다. 그리고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주의정신을 길러야겠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만 행동하려 하지 않아야겠다. 무조건 내 생각이 옳은 건 아니니까.. 다른 사람의 의견에 관심을 기울이고 귀를 기울이고 행동해야겠다.
그동안 내가 너무 나만 생각해왔던 것 같다.
또한 남 의식하는 버릇을 줄여야겠다.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무슨 일을 해도 남을 의식하게 되고 행동하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그런 습관을 하나둘씩 줄여가야겠다.
남이 볼까봐 도깨비흉내를 내고 도망갔던 북곽 선생처럼...
이 이야기는..정말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것같다..
앞으로 살아갈때에..모든지 풍족하고 위선적인 양반보다는..
가난하지만..남을 도울줄 알고..남의 아픔까지도 함께 나눌수있는 천민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비록..가난하지만.. 마음은 그래도 부자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