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정말 즐겁게 읽은 작품이었다. 짧고 간결하고 무엇보다 히스테리적인 <사감>이라는 캐릭터가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비단 웃음만을 지었던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냉정하고 도도하고 히스테리적인 사감. 그리고 그 뒷면에 감추어진 인간적인 면모.
우리의 사회가, 아니. 비단 우리의 사회뿐 아니라 인간이 일군 대부분의 사회의 발전상을 더듬어보면 그 문화와 경제를 이루는 기반이 농업에서 산업, 그리고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감에 따라 그 사회구성원의 의식구조또한 변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까지도 농업사회에 기반을 둔 후진국이었다. 그러나 196-70년대를 시작으로 급격한 산업화의 진행과 더불어 사람들의 교육수준과 사고수준또한 크게 변화의 과정을 밟게 된다. 그리고 이 시대에 경과할 수 없는 신 부류중 하나로,…(생략)

배경이 되는 시대상을 보면 그 당시에는 전통적 사고에서 새로운 사고로 막 전환되기 시작할 무렵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리고 처음에 언급했었듯이 경제적 여력의 향상으로 인해 교육이라는 것에서 외면되어 있었던 여성에게도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이 글에서 그려지는 사감은 그시대의 선택받은, 그리고 가장먼져 깨어나기 시작한 신여성으로써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다른이와 차별되는 품격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아니, 어느정도 그런 신여성상을 강요받았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그 과정에서 솔직하지 못한 위선을 배워가고 그것에 익숙해져가고 나중에는 그것에 자신을 묶어가게되는, 결국엔 인간적인 모습으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가 되어간 것이 아닐까. 그 억압은 바로, 사감의 <히스테리>로 보여진다고 할 수 있겠다.
낮과 밤, 서로다른 자신을 돌이켜 본다. 사람들 속에서 위선의 가면을 벗지 않는 이상 언제까지고 홀로 외로운 몸부림을 쳐야하는 것은, 비단 노처녀사감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글제목 : B사감과 러브레터
작가 : 현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