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를 읽고 상도독후감

가득 채워 담기를 바라지 않는다
-소설 `상도`를 읽고-
얼마 전 인터넷을 뒤적이다 소설 `상도(商道)`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도 존경할 만한 상인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글을 쓰셨다는 작가 최인호님의 말에
내심 흥미를 가지던 나는, 우리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이 책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얼른 빌려 읽기 시작했다.
`상도`는 액자식 구조의 소설로써, 기평그룹의 총수인 김기섭 회장과 그가 남몰래 사숙해 오던 임상옥의 삶을 나란히 연결시켜 가는 독특한 구성이, 읽는 내내 새로운 흥미를 더해 주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임상옥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상업의 도를 이루며 한 시대를 풍미한 조선 최고의 거상이다.
미천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많은 시련을 겪기도 하지만,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마침내는 상인으로서의 도(道)를 이루고, 이제까지도 존경을 받는 큰 인물이다.
임…(생략)

다.
가득 채움을 경계하는 잔. 8할 이상 따르면 어느새 그 내용물이 깨끗이 사라지고야 마는 계영배는 마치 탐욕으로 가득 찬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기라도 하는 듯 보였다. 끊임없이 커지기만 하는 욕심 가운데서 진정으로 우리가 바래야 할 것은 스스로의 만족이 아닐까......
명운이 다했음을 깨달은 임상옥은 빚진 상인들을 불러모아 모든 빚을 탕감해주고는 금덩이를 들려 보내며 따져 묻는 동료에게 말한다.
"어차피 빚이란 것도 물과 같은 것.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었다고 어찌 그것이 받을 빚이요, 갚을 빚이겠는가. 그들이 없었더라면 나 또한 상인으로서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네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닌 물건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것 뿐이야."
이것이 바로 임상옥이 평생을 통해 얻은 `商道`였다.
상업이란 이윤을 남기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 여겼던 임상옥.
신용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던 임상옥.
그가 비로소 상업의 도를 이루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이 같은 그의 깨달음은 오늘을 사는 기업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재물이야 물처럼 돌고 도는 것. 사람을 남기는 일이야말로 바로 상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나야 물론 상업을 꿈꾸는 미래의 경영인은 아니지만, 상업계 고등학교의 한 학생으로서
미리부터 조금은 상업의 도를 알아봄도 큰 도움이 되겠다는,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요즘 기업가의 필독서가 되고 있다는 상도...
상업의 길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그러나 비단 상인들만을 위한 소설은 아닌 것 같다. 100만부 이상 팔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찾는 이유도 어쩌면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 임상옥의, 존경할 만큼 고매한 인품 때문이 아닐까?
좋은 책은 독자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고 한다.
나는 `상도`가 바로 그런 책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도리를 알게 하는, 사람답게 사는 길을 제시해 주는, 책!
앞으로의 내 삶에서 잊혀지지 않는 큰 마음의 양식이 될 것 같다.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좋은 책을 찾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나는 얼른 이 책을 권해 줄 것 같다.
`상도`는 분명 그 친구의 삶을 조금은 변화시켜 주리라 믿는다.
내게도 그랬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