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신영복의 옥중소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처음 접했을 땐 무슨 종류의 글인지 정말 의아했다. 책을 읽어가던 중 난 이 글이 말 그대로 옥중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제목 그대로 무기 양심수 신영복의 감옥에의 생각들을 신영복이 가족에게 쓴 편지를 살핌으로서 엿볼 수 있었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 삶에 치여 무심코 지나치는 그런 현상들을 신영복은 감옥이라는 특정화 된 공간에서 냉철한 지식과 함께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옥중에서 신영복의 단편화 된 글들 속에서 난 멍청하리만큼 사물을 살피고 사색을 하는 신영복이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내가 결코 생각지 못한 사물을 살피는 지혜에 난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옥중에서 김영복의 사색은 크게 넷으로 나뉜다. 독서로서의 사색, 감옥을 살피면서 나오는 사색, …(생략)

에서의 "욕설"을 우리들이 보는 방식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일상에서 나쁜 것만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욕설을 "고도의 의식활동"이라는 용어로 미화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버섯이 아무리 곱다 한들 화분에 떠서 기르지 않듯이"라는 비유로 욕설도 아무리 뛰어난 예능을 담고 있다고 한들 그것은 불행에 언어라고 말하며 욕설의 나쁜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 옥중서간을 잃으면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은 가족들에게의 안부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가끔씩 묻는 가족에 관한 소식이나 보내준 물건을 잘 받았다는 내용의 글들은 가끔 짧은 서간문에 주제를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간간히 눈에 띄는 그런 글들에서 필자의 감옥에서의 생활이나 고뇌등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점들이 보통의 생활에서의 에세이와는 다른 이 글만의 특징이라는 생각이 든 건 이 글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이었다. 그리고 그런 글의 나름의 의미도 찾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양심수라로서 누릴 수 특권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 서화반에 들어가 서화를 배우기도 하고 정향선생님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서화를 배우기도 한다. 어느해 가을인가는 정향선생님 댁을 방문하면서 시골의 정취를 느끼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 옥중서간에서는 한문이 자주 나오고 내용이 너무 어려워 미처 나의 사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의 짧은 사고로는 필자의 생각들을 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그냥 의미 파악도 하지 못한 채 수박 겉할기식으로 넘겨읽은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미치는 부분에서 깨달은 교훈들은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깨닫게 해준다. 내가 생각지 못한 그런 생각들을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이 책은 생활에 어떤 도움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생각거리를 제공해 준다는데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