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읽고

??감자??를 읽고...
??감자??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된다. ??싸움, 간통, 살인, 도둑,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 소설의 첫 부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소설의 내용은 하나같이 인간의 더럽고 추악한 면들만을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복녀라는 인물은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가에서 자라난 품위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열다섯 먹은 나이에 자신보다 스무 살 많이 홀아비에게 팔십 원에 팔려가게 된다. 여기서 나는 이 소설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 몸값이 팔십 원이라니... 요즘에는 팔십 원이라면 별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는 세상인데 말이다. 어쨌든 복녀는 시집을 간 후, 몇 해 뒤에는 가난에 못 이겨 칠성문 밖 빈민굴로 쫓겨나게 되었다.
칠성문 밖에서의 생활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때 막 평양부에서 기자묘 솔밭에 있는 송충이를 잡는…(생략)

못한 행동을 하는 데도 그것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는지. 아무리 가난하다고 해도 말이다. 그건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복녀의 남편이었다면 열심히 일을 해서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말이다.
어느 날, 왕서방이 백 원으로 어떤 처녀를 하나 사오게 된다. 복녀는 그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왕서방을 찾아가 자기집으로 가자고 한다. 왕서방이 안 가고 버티자 심지어는 신부의 머리를 발로 차기까지 한다. 그리고 왕서방이 복녀를 밀어내자 복녀는 낫을 들고 왕서방을 위협한다. 그러나 곧 낫은 왕서방의 손으로 넘어가고 복녀의 죽고 만다. 이 이야기는 복녀의 남편, 왕서방, 한방의사 세 사람의 부정한 거래로 끝이 난다. 결국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방의의 진단으로 공동묘지에 묻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작가가 그리려고 했던 것은 한 인간이 가난과 그 주위의 환경 때문에 비도덕적인 행위를 일삼고, 타락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본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악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도……. 복녀의 경우를 보아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복녀도 원래는 품위를 지킬 줄 아는 인물이었는데 극도의 가난과 비도덕적인 주변 환경 때문에 타락하고 결국은 죽음까지 갔던 것 이다.
나는 1920년대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그 때에는 이웃간에 정도 많고 서로 잘 지내는 일이 많으니까 이런 일은 현대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맨 끝에 나오는 세 사람의 부정 거래는 특히 더 그렇다. 사람을 죽인 것은 충돌 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돈을 주고 사실을 왜곡하려고 하다니……. 그리고 남편은 더 이해할 수 없다. 자기 아내가 그런 식으로 죽었는데 왕서방을 꾸짖지는 못할망정 돈을 받기나 하고 말이다. 도저히 인간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이 소설은 내가 읽었던 보통의 소설들과는 달리 사회 비판적인 견해를 많이 갖고 있던 소설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조금은 새로운 종류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