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과 찬송가를 읽고 경관과 찬송가를 읽고

경관과 찬송가를 읽고
소피, 그는 거지다. 거렁뱅이다. 하지만 그 한낱 자존심으로 배식을 받으면서도 그는 자선을 베푸는 사람들을 못마땅해 한다. ‘그들은 자기 만족을 느낄 것이다.’ ‘불쌍해하는 눈빛 뒤론 비웃음이 있을 것이다.’라는 배배 꼬인 생각으로 투덜거리는 꽈배기이다. 싸우고 있을 때 적극 말리는 아이가 착해 보이기보단 착한 ‘척’ 해 보이는 것처럼.
그는 이런 ‘정신적 굴욕’을 가소롭게 봤기에, 갖가지 자선마다 구구절절한 인생을 괘나리 봇짐을 풀어놓듯 주섬주섬 꺼내야 했기에 그는 섬에 있는 그만의 안식처로 가기로 했다. 다만 그것이 우리 기준에 안 맞을 뿐이지, 겨울에 살을 후비는 추위를 막아주고 적절한 음식,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파라다이스! 형무소는 요번 겨울 그의 목표이다.
그리고 그는 쫙 빼입은 모습으로 브로드웨이 거리를 활보하며 ‘그곳’으로 가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생략)

천국으로.
이것은 나의결심이 조금씩 무너질 때 그 허무한, 공허한 ‘그것’과 같을 것이다. 그는 RMffu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래, 내가 미쳤지’ 하면서 다시 무의미한 목표에 투덜거리는 순응의 인생, 거리를 배회하는 종이조각같은 인생으로 돌아갔을까? 과연 그랬을까?
아니다. 아닐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하여 인생의 풍성함으로 갈 것이다. 그의 한계라 느껴지던 삶의 바퀴를 떨쳐버리고 비상하는 매처럼 올라갈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나 또한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내 한계로 느껴지는 80점대를 넘어보고 싶고, 새치기하는 아이들에게 가슴 뻥 뚫리도록 화내보고 싶고, 시계추 같은 세상에 짜맞추어진, 의미 없는 나를 버리고 깜짝 놀랄 만한 나를 보여주고 싶다. 또 한 명의 경찰이 나에게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튀지 말라고, 무의미가 너답다고, 허무하게 내 비상의 날개를 꺾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