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흐의 추측을 읽고 나서 골드바흐의 추측을 읽고 나서…

골드바흐의 추측을 읽고 나서
저자 :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출판사 : 생각의나무
100만 달러가 걸린 수학문제..
100만 달러가 걸린 수학의 난제. 책 내용보다는 밑에 붙은 `100만 달러` 에 눈이 팔려 중학교3학년 때 재미로 산 책이다.
도대체 어떤 문제이길래 무려 100만 달러 라는 상금이 붙었는가. 100만 달러. 지금 환율이 1달러 당 1281.2원이니(당일 확인했음) 곱하면 무려 12억8120만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수학문제 하나에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걸다니 말이 되는가? 궁금해서 한번 내용을 보니 그 문제는 `골드바흐의 추측` 이라는 것으로 수학자 골드바흐가 1742년 오일러에게 적어보낸 것이라 한다. 1995년에야 비밀을 벗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리만의 가설`, `푸앵카레의 추측` 더불어 수학사상 가장 증명하기 어려운 난제 중 하나로 꼽혀왔다고 한다. 그 내용은 표지에 적힌 대로 "Every ev…(생략)

전에 포기하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좀 적더라도 도전 해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불가능에 도전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나` 의 삼촌인 페트로스 파파크리토스가 골드바흐의 추측에 도전 한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첫사랑 때문이다. 그의 뛰어난 수학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그의 첫사랑은 프러시아 장교의 늠름한 품으로 도망쳐 버린다. 이 유치한 이유 때문에 상처 받은 패트로스는 그녀에게 복수 할 결심을 한다. 그래서 결심 한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유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인생은 더욱 유치하다. 그는 리만의 가설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를 하자는 하디와 리틀우드의 제의를 모든 영광을 자기 혼자 독점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거절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수학적으로 중요한 정리를 증명 해 놓고도 다른 사람이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보다 먼저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할 까 봐 두려워서 발표를 보류한다. 그가 집에 처 박혀 있다가 그게 골드바흐의 추측과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발표를 했을 때 그것은 다른 사람이 먼저 발표를 했던 것이어서 보는 나를 안타깝게 하였다. 천재수학자 라마누잔이 죽었을 때는 라이벌이 사라졌다고 은근히 좋아하기도 했다. 그는 괴델이 불완전성의 정리를 발표하자 자신이 실패한 이유는 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그의 태도는 측은하기까지 하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의 자극을 받은 그는 그의 생에 마지막 순간에 매우 급한 목소리로 이 난제를 증명했다고 `나`에게 전화를 했고 2명이 와서 이 일의 증인이 되어 달라고 했다. `나`는 그가 정신적으로 이상했다고 생각했고 의사와 함께 같이 갔더니 그는 이미 다른 세상으로 떠났었고 그 주변에는 그 연구의 재료였던 콩들이 널려 있었다.
나도 한때(지금은 아니지만) 나도 수학에 미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의 느낌과 풀었을 때의 그 성취감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수학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 소설 속의 페트로스 파파크리토스도 처음에는 그의 첫사랑 때문이지만 그런 느낌을 맛보기 위해서 그 문제를 계속 붙들고 평생을 보냈는지도 모른다. 그의 그런 도전정신에는 찬사를 보낼 만 하다. 하지만 그는 인생을 살면서 중대한 2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바로 욕심과 오만이다. 이 둘은 우리가 가장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인지도 모른다. 그는 협동하자는 제의를 자기혼자 모든 영광을 가지려고 거절하고 자신의 연구성과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력에 자신이 있는지 모든 것을 자기 혼자 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그의 치명적인 실수이다. 이 두 가지가 그렇게 심하지만 않았더라도 그는 성공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비록 영광을 나눠 갖는다 할지라도... 그가 증명을 하였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는 끝내 증명을 못 하였고 그래서 그는 실패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욕심과 오만은 이렇듯 심각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욕심도 적당히 내고 오만도 심하지 않아 자신감 수준에서 머물러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 책을 읽고 약 한 달 동안 얼마나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는지 모른다.(중학교 때 였으니깐... -.-;;) 이것을 한번 증명 해 보고 싶은 마음에 학원선생님께 여쭈어 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정말 몇 일 동안 돌아다녀 보았으나 실마리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저명한 수학자들이 모여서도 약 250년 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를 나 혼자 푼다고 도전 한 것 자체가 오만이었을까... 한달 정도 그 짓을 하니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오죽하면 마음에도 없던 수학자에 대한 존경심이 갑자기 생겨나겠는가? 이런 시간낭비 차원에서는 이책은 절대 추천할 만한 책이 아니지만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보면 수학에 흥미가 생길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