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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포크문화와 수동적인 젓가락문화
이 책은 저자인 김자경씨가 유학생활을 하며 체험한 미국?일본?중국과 유럽 여러 나라의 생활 문화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각 나라의 식사법, 여성들의 화장법, 각종 기념일, 교육방법, 돈 씀씀이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엔 알 수 없었던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직접 보지는 못해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어, 나에게 조금은 난해하기도 한 다른나라의 문화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화적 차이로 발생하는 다양한 경우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을 평가함에 있어서 우리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나 역시 그러했듯, 자신들의 문화와 다른 나라들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어 타문화를 자신들의 문화의 잣대로 평가하는 잘못된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지만, 나는 문화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동양 문화권과 서양 문화권으로 구분하여 봄으로써 이 책의 내용을 소개 하고자 한다.
각 두 부류를 식사법으로 비교해 보면 동양은 젓가락 문화권이요, 서양은 포크 문화권이라는 말을 할 수 있다. 젓가락으로는 두 짝이 힘을 모아 음식물을 집어먹지만, 포크 문화권에서는 동물이 먹이를 잡아먹듯이 음식물을 썰어서 찍어먹는다. 그래서 포크문화는 공격적이고 젓가락 문화는 수동적인 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어, 단순한 식사법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각 문화권의 특징을 반영 할 수 있는 큰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과 서양의 또 다른 식사법을 비교해보면 동양에서는 식사하는 동안에는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에게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들의 식사시간은 단순히 끼니를 때운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사교의 자리라는 성격도 강하다. 그런 문화이니 만큼 아무 말 않고 급하게 식사만을 하는 …(생략)
사람은 아주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냥 단순한 식사에서조차 이렇게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니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살펴보면 농경문화의 중심이었던 동양에서는 아침식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산업혁명으로 일찍이 산업사회화된 서양에서 아침식사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농경문화가 오래 이어져 든든한 아침식사가 꼭 필요했던 동양과 일찌감치 산업사회로 접어들어 아침부터 촉각을 다투며 생활했던 서양의 아침식사의 중요도는 확연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숫자나 사물에 대한 인식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양에서는 행운의 숫자라 생각되는 `7`이 중국에서는 죽음을 의미하는 `4`자 만큼이나 불길한 숫자라고 여기고있으며, 우리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반면 서양에서는 초생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전혀 다른 문화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의료상식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재미난 차이점은 나라마다 정반대인 민간요법인데 이것은 지금까지도 각 나라 병원에서 나름대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하니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임산부가 서있다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서양에서는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한다. 또한 출산 후에 우리나라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찬 것을 먹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오히려 차가운 음식을 먹도록하고 몸을 차갑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또한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감기로 인해 열이 심하면 이불을 겹겹이 덮어 땀을 쏙 빼도록 하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얼음물로 몸을 닦아준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각 나라의 문화가 국민의 정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를 몸소 실감 할 수 있었다.
꿈이 상징하는 것 역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길몽으로 여겨지는 돼지꿈이 영국인에게는 흉몽이고, 우리에게는 나쁜 꿈으로 여겨지는 개꿈이 영국인에게는 행운의 꿈을 의미한다. 이것은 사물에 대한 관점이 두 나라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각 나라의 여러 가지 문화적 차이점과 함께 현대에 지구촌화 세계화가 중요시되는 이 시점에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그들의 사고 방식이나 생활습성 등의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상대주의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만의 자연환경, 경제, 정치, 사회 등의 여러 가지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삶 속에 녹아든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문화만을 옳다고 여기지 않고 다른 나라의 문화 역시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자신들의 문화적 잣대로 타문화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행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행위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평소에 타문화에 대해 적대심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지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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