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읽고 수도원 기행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읽고
도서관에 있는 종교에 관한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단지 표지에 써 있었던 멋진 글귀 때문이었다. `그녀가 그리 오래도록 찾아 헤맨 목마른 영혼의 해답` 바로 이 글귀 때문에 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8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외면해오다가 종교를 찾게 된 공지영씨... 어던 기분이 들었을까. `항복합니다. 항복합니다. 주님...`이라는 말이 인상깊다. 하나님을 떠나 살 수는 없던 걸까. 신을 외면할 수는 없던 것이 었을까.
유럽에 볼 만한 좋은 곳들도 많을 텐데, 독특한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수도원... 누가 수도원으로 여행을 다닐 생각을 했을까? 우선, 망설임 없이 여행을 떠나는 공지영씨의 그런 용기가 참 아름다운 것 같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었다면 난 공지영씨처럼 그렇게 주저없이 떠나지는 못 할 것 같다. 난 유럽에 아는 사람도 없고, 낯선 사람들…(생략)

접 찍었다는 그 사진들이 정말 너무너무 예뻤다. 책의 내용들도 머리 속에 더 잘 들어오고.
종교시간에 수녀님께서 어느 수도원 한 곳을 보여주셨는데 그 곳에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의 수도원. 대침묵. 여기서 나오는 수도원의 대부분은 그 곳과 비슷한 곳처럼 보였다. 봉쇄 수도원. 봉쇄. 이 단어를 들었을 때 좀 답답하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느낌이 별로 좋지 못 했다. 무엇을 봉쇄한다는 것일까. 제일 처음 간 곳은 아르정탱 수도원이었다. 프랑스에서 제일 오래되었다는...거기서 딸을 이 곳 수녀원으로 보내신 할머니 두 분을 만나게 되었다. 마치 이 수도원을 딸집으로 오신 것처럼 생각하고 계신다는... 처음에 딸을 수도원으로 보내셨다고 하셨을 때 많이 외롭겠구나 했었는데 그게 다 인 것 같지는 않다. 처음에는 조금 외롭고 힘드셨겠지만은 지금은 아닌 듯 싶었다. 그 수녀님들도 그렇지 않으셨을까 쉽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에 시험을 보셔야 하니까... `기도와 노동` 이게 수도원의 모토란다. 하루에 시간을 내서 기도를 하는 것은 한 번도 힘들텐데 무려 8번씩이나 하고 자급자족을 해야 하니...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하루에 5분 이상 대화도 하지 못한 다고 한다. 얼마나 힘이 들까. 얼마나 답답할까. 밖과의 단절된 세상. 밖으로 나가지도 못 하는 데... 죽고 나서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데... 나는 아직 수도원이라는 곳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봉쇄 수도원이 있다는 것도 이 근래에 알게 되었다. 철장... 수녀님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창살. 하지만 그 창살 안에는 누가 강제로 밀어서 들어간 것도 아니고, 수녀님들 스스로가 자처에서 들어가신 것이었다. 정말 스스로 갇힌 것이었다. 무엇이 그들을 스스로가 들어가게 했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가둠으로서 제일 큰 것을 얻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던 수녀님이 생각이 난다. 난 면회실까지 철장이 있을 줄은 몰랐다. 만나로 온 장소에 까지 철장을 앞에 두고 만나야 한다니... 그레고리 성가에 대해 잘 모르지만은 들어보면 정말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들어보지도 못 했지만은...
솔직하게 말해서 공지영씨가 다녀온 그 많은 수도원들 중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수도원은 몇 개 없는 것 같다. 수도원은 아니지만 테제공동체란 곳이 안상 깊다. 신교와 구교가 같이 있는... 요즘은 종교로 인하여 싸우는 일들이 빈번히 있어서인지 그 곳은 내 기억 속에 좀 오래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있는 그대 화해하십시오.` 이 말이 우리에겐 가장 필요한 말인 것 같다. 화해와 화합. 살이 부러진 채 있는 우산 하나. 트렁크 속의 많은 짐들. 필요하다고 해서 챙겨 온 것이지만은 사실은 불필요 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수녀님들과 수사님들의 짐은 성경책과 옷 두세 벌이 다일 텐데... 그 부분을 읽는 데 나도 모르게 왠지 조금 부끄러웠다. 테제 공동체에서 미사를 드릴 대 찍은 사진은 내가 여기서 본 사진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었다. 인상깊다기 보다는 가장 아름다운. 테제 공동체에서의 미사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촛불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하나 하나의 작은 불빛들이 크고 밝게 비춰 주고... 그 자리에서 기타 소리를 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스위스의 숙소에서 본 알프스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공지영씨가 만난 사람들은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인 것 같다. 특히 루치아 아주머니. 그 따뜻함과 친절한 마음은 잊어버릴 수가 없을 것이다. 장 신부님께서 말하신 나그네라는 단어. 인생에서 나그네가 아닌 사람이 정말 있을까. 나와는 별개의 단어인 것 같으면서도 친숙하다.
정말 마구간에 지어진 성당. 예수님이 태어난 그 곳 마구간. 요즘 교회나 성당들을 보면 장말 모두 다 화려한 것 같다. 교회의 참 모습은 저런 것이 아닐 까 쉽다. 수녀님들이 작은 자갈 하나 하나를 깔으셨다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 걸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정말 궁금하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이 삶에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라고 처음 읽었을 때 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가 간다. 어째서 그녀는 무덤을 보고 싶어했을까. 남들은 다 멀리하려고 하는 데... 비석이라고 하기에는 좀 작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 비석들은 정말 예뻤다. 그 안에 깃든 사연들만큼이나. 사생아이기 때문에 수녀가 될 수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 난 수녀는 누구나 다 될 수 있을 줄 알았었는데...
어떤 수도원에서 그런 예수상을 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예수상들을 보면 십자가에서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묘사되었다. 하지만 그 때 본 예수상의 모습은 파격적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충격적이었다. 웃는, 파안대소하는 예수상. 좋은 목공, 훌륭한 작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웃는 모습...
책은 수도원의 기행이라고 했지만은 내 생각에는 수도원의 기행보다 수도원을 여행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쓴 것 만 같다. 처음에는 이 신부님으로부터 시작해서 노수녀님, 손 수녀님, 올리비아수사님, 이 수녀님, 장 신부님, 루치아?알리 아주머니 비안네 수녀님, 김은애 여사 한선배 등등. 제각기 다 다른 삶들이지만 하나같이 모두 따뜻했던... 한 선밴 정말 눈물이 많은 것 같다.
고해성사.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에 지은 죄들을 한꺼번에 털어놓던 눈물이 범벅이 되도록 울었던 그 고해성사를 잊지 못 할 것 같다. 그 신부님도 많이 당황해 하신 것 같았다. 신비로운 스프레이를 뿌려 놓았던 것만 같았던...
목마른 영혼의 해답. 그건 사랑이 아닐까. 수도원으로 여행을 가기 전 그 때의 생활은 너무 삭막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되면서 배우게 된 것 같다. 그 따뜻한 마음들을 잊지 말아야지...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을 밀지 말아라. 하던 글귀가 생각이 난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것 같다.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 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린 다 알고 있다. 그것을 지키고 있지 못 할 뿐이지만은... 이 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 해보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무엇을 배우게 되었냐고 누가 묻는 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앞에서 말한 가둠의 의미와 모든 것은 대가 항상 있다라는 것, 버릴 것은 버리라는 것. 나그네를 대접하는 법도.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따뜻함을 배웠다고. 그리고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그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신이 인간에게 주신 큰 선물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