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 대왕이 중국인 이라고를 읽고 광개토대왕이

광개토대왕이 중국인이라고?를 읽고나서...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긴지 오래다. 거기에 요즘 들어 중국의 고구려에 대한 집착은 날로 활개를 치고 있다. 학창 시절, 고구려를 우리의 역사라고 배웠던 우리로서는 다소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하지만 그에 대해 어떠한 논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반박을 하기 보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그만두길 바란다는 식의 감정적 대응만이 존재할 뿐이다. 고구려 문제는 과거 역사에 대한 단순한 왜곡이 아니다. 역사는 과거 한 시점에 멈추어 존재하는 것이 아닌, 현재와 연결되어 끊임없이 해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에 대해 그토록 화가 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구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중, 고등학교 역사 시간은 지루함 그 자체였다. 역사라는 과목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수업을 위한 역사 공부는 암기 그 …(생략)

적 차원에서 현실화하고 정치화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국의 역사서에 쓰여진 것마저도 부정하면서까지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켜야만 했던 것일까? 많은 국가들이 조공을 바쳤건만 유독 다른 나라는 제껴두고 고구려만이 조공을 이유로 중국 역사에 편입되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논리가 깔려있다. 북한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한국을 배제하고 중국이 그 지역을 관리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동북공정을 진행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이덕일의 질문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우리의 역사교과서 역시도 다른 나라의 것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중국과 북한의 연구에 의존해 고구려를 파악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실정에서는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하며, 이는 한 4군에 대한 언급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 예로, 낙랑이 대동강 부근에 위치했다는 것에 대해 난 단 한 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다. 역사교과서에 그렇게 쓰여져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한 4군의 어느 하나도 한반도 내에 위치하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북한 지역의 고구려 역사 해석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산주의 투쟁을 정당화하고 전 인민의 단결을 의도하기 위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을 강조하는 그들의 역사 해석은 실로 단편적이다 못해 역사 왜곡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한 수정 없이 다른 나라의 역사 인식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난 날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호의적으로 고구려 유적을 개방하던 중국 정부의 열린 마음을 닫히게 만들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역사의 해석은 어느 나라에서나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더 나아가 식민지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 지구화 되어가는 현 추세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은 결국 역사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구려에 대해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기봉 님은 고구려를 무조건 우리의 것으로 강조하는 것도 하나의 매트릭스 사관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로 파악하는 속에서 국수주의적 함정에 빠질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에 대한 고려는 어떨까. 중국의 것도, 우리 자신만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으로 고구려 역사를 인식하는 것은 자국 중심주의적인 사고를 탈피하게 해 줄 것이며 더 나아가 진정한 고구려사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