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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을 읽고 나서.......
먼저 구운몽은 내게 조선시대 판타지 소설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읽는 동안에 지금은 쓰이지 않는 구어가 자주 나와서 답답하고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평소 고전문학을 잘 접하지 않았고 외국 판타지 소설에만 익숙하던 나에게는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당나라의 고승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이 대사의 심부름으로 용왕에 다녀오는 길에 팔선녀를 만나 어울리다 돌아온 뒤, 속세의 삶을 동경하게 되고 자꾸 팔선녀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리하여 벌을 받게 된 성진과 팔선녀들은 인간 세상에 보내져 양소유와 여덟 명의 여자로 태어난다. 인간 세상에서 양소유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성공한 인물로 차례차례 여덟 여자를 만나게 되고 모두를 부인으로 삼아 행복한 삶을 누린다. 그리고 양소유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속세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양소유는 한 노승을 만나는데, 그는 지팡이로 난간을 두드려 양소유의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든 후, 지금까지의 속세의 삶과 부귀영화가 한낱 꿈이었음을 알게 한다. 그제 서야 양소유는 자신이 불도를 닦던 성진임을 깨닫고 모든 것이 허망한 욕심과 꿈이었음을 알고 후회한다. 그 후 성진과 팔선녀 모두 열심히 도를 닦아 극락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은 꿈 속 이야기지만 어떤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는 독특한 구성이 재밌었고, 액자식 구성이 아닐까하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한, 양소유가 속세의 삶속에서 팔선녀를 차례로 만나 가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바라는 성공적인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공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물질주의가 널리 퍼져있는 사회에서 속세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오로지 불도에 정진한다는 주제의식은 조금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들이 쓰여 진지 수백 년이 흐른 지금이나 그 때나 모든 사람들이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 하고 물욕을 부린다는 기본적인 성향은 같은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생략)
우리가 몇 배는 더 할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감안한다면, 구운몽은 무조건적인 물질 만능주의와 물욕만을 좆아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그것들은 모두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으며 그것보다 소중한 것이 분명 우리 삶에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운몽은 교과서에도 실리는 중요한 작품이기에 책을 다 읽고 작가에 대해서도 좀 알아보았는데, 이 책은 지은이 김만중이 귀향 가 있는 동안 늙으신 어머니를 이해 지은 국문양반소설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조선 시대 여자들은 대부분 한글만 익혔을 뿐 한문을 몰랐던 관계로 구운몽이 한글로 쓰여 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당시 김만중은 국문사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란다. 내용이 길고 낯선 어휘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야기였지만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느끼게 만드는 소설로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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