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을 읽고 나서 국화와 칼을 읽고 나서…

국화와 칼을 읽고 나서
저자 : 루스 베네딕트
출판사 : 을유문화사
일본인의 이중성..
국화와 칼.. 이 책은 바로 얼마 전에 읽은 `현대 문명 진단`이라는 책에서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고전을 해석해 보자는 코너였는데,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 등의 유수한 철학서들과 함께 이 책이 나란히 실려있었다. 흥미를 느낀 나는 이 책을 도서실에서 찾아보았고, 얼마 전 에는 이 책을 줍기도 하였다.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나 갈 무렵, 일본이 분명히 미국에 대해 모든 면에서 열세인데도 불구하고 그토록 싸우며, 어떻게 되었길래 천황(보통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일왕`이라고 쓰지만, 나는 고유명사로써 `천황`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원복 교수-먼 나라 이웃나라 7편 일본, 일본역사 편)이라는 실권도 없는 존재에게 충성을 바치는 지 알아보기 위한, 일본인의 의식구조를 연구하는…(생략)

그런 면을 가지고 있으니 어찌 아니 신기하겠는가. 그리고 일본 역사나 현재 상황에서도 아무런 권력이나 실권이 없는 천황(덴노)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점과, 포로가 되기를 죽기보다 싫어한 일본인들의 의식구조가 당시의 미국인들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않은 것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철저한 계급 사회였다(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리고 섬나라였다. 이것이 일본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분수`에 맞추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왔던 것이다. 이러한 일본인은 전쟁을 통하여 각자가 알맞은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 `자리 찾기`는 바로 일본적인 구조-즉, 사무라이계급과 일반 상민으로 철저히 나뉘어 지는 구조에서 비롯한 것으로 아시아와 세계의 국가들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물론 이 책에서는 그렇다) 이러한 자리 찾기에서 단연 일본은 선두 그룹이고, 미국 등, `일본과 천황에 반대한` 무리들은 하급으로 떨어질 것이다. 베네딕트는 이러한 `자리 찾기`가 일본만이 지닌 고유한 문화, 중국과는 다른(우리나라는 언급도 안되어 있다) 그러한 꽉 짜여진 계급구조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일본인의 중요한 특징은 `온(恩)`이다. 일본인이 이 `온`에 얼마나 목숨 거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이 이야기는 나도 오래 전에 본 것인데 `하치`라는 개가 주인을 매일 마중 나가다가. 주인이 죽은 뒤 20년이 흘러도 마중을 나가더라는 이야기이다. 이 예와, `49 로닌(로닌:주인이 없는 사무라이) 이야기`라는 서사극을 통해서 얼마나 일본인이 `온`을 중시하는 지 보여준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일상생활에서의 행동(일본인의), 언어에 있어까지 `온`을 중시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이 이야기는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7,8편인 `일본`편에 상세히 있다)
이 `자리 찾기`와 `온`을 통하여 당시로서는 미국인들에게 이해불가의 종족이었던 일본인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한 루스 베네딕트는 어떻게 이러한 문화가 만들어 졌는지, 역사적인 유래를 들면서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인 비교는 참으로 위험한 것이라고 혹자는 말한다.(문화적인 측면에서 `저 사람은 원래 저래`라고 생각하면 그와는 왕래가 없어지는 것이다) 나는 아직은 그런 말이 와 닫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일본과 관계를 맺어야 하지만,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어쨌든 이 책이 나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일본(특히 일본인)에 대해 자세히 알게 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