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을 읽고 박병욱 군주론 정치

마키아벨리 『군주론』
연대: 1513년. 1531년에 유고로 출판.
원제목(이태리어): Il Principe
15세기부터 16세기에 이를 때까지 중세 유럽은 하나의 통일 체제가 아닌 여러 나라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 시기는 말 그대로 혼란의 시대였다. 각 군주들끼리의 불화와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시기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마키아 벨리는 `군주론`이란 책을 펴내었다. `군주론`은 당시 군주들이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 해야 하는지를 나타내주는 지침서가 되었다.
흔히들 마키아벨리를 `권모술수`의 대가라고 한다. 왜 일까? 우리는 그 이유를 `군주론`으로 통칭되는 그의 저서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인간을 전적으로 악한 존재로 규정하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군주가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는 그 악함을 이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백성들은 군주가 누구이든, 자신들이 좀 더 편히 살면 그만…(생략)

못했던 계급 사회에서의 이론일 뿐이다. 이 와 비슷한 예로 중국 삼국 시대 조조의 일대기를 들 수 있다. 조조는 `군주론`에서 훌륭한 군주의 조건과 딱 맞아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는 백성들과 다른 왕이나 영주에게 두려우면서도 존경을 받는 존재였다. 그가 살고 있던 시기는 평화스런 때가 아닌 난세였다. 따라서 그는 힘으로써 그리고 자신의 비상함으로써 권력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가 난세가 아닌 평화로운 시대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 것은 당시의 관상학자 수경선생의 의견이었을 뿐 아니라 조조 자신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평화로운 세상에는 덕 있는 군주가, 난세에는 힘 있는 영웅이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이 조조의 생각이었다.
군주가 다스려야 하는 시민들은 이성적 인간이 아니라 사악한 존재이다. 이 책의 18장에서 시민들은 반은 짐승이고 반은 인간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 시민들은 자신들의 열정과 욕심에 움직이고, 부드러움보다는 두려움에 더 민감하며, 이성보다는 강제에 더 민감하다. 군주는 평화롭고 확실한 사회질서의 건설과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군주는 안정적인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과 잔인함도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군주는 질서를 잡기 위해서 시민들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시민들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군주는 적어도 정의와 아량과 선량함을 가장해야 한다. 군주가 질서를 잡기 위한 기술 즉, 정치의 기술은 정직과 표리부동, 관대함과 인색함, 감미로움과 두려움을 조화시키는 법을 아는데 있다고 본다.
또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필요한 성품을 동물로써 비유했다. 한가지는 사자인데, 이는 군주가 모든 백성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여야 하며 군주는 모름지기 강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한가지는 여우이다.이는 여우처럼 군주가 때로는 교활해야 하며, 시대적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마키아벨리는 현명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동물적인 행태(사자와 여우)를 모두 겸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자는 덫에 대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고 나와있는데, 여기에서의 덫은 귀족, 혹은 반군주세력의 음모라고 생각한다. 사자는 용맹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지혜가 결여 되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여우와 같이 교활한 성품이 필요하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반면에 여우는 이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고 했는데, 여기에서의 이리의 존재는 군주의 지위를 위협하는 막강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억압, 제거하고 자신(군주)의 권력을 안전하게 지속 시키기 위해서 사자와 같은 성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는지 모르겠다. 이와 같이 자신의 권력을 안전하고, 영속적으로 지속 시키기 위해서는 군주는 사자와 같은 강인한 성품과 여우처럼 교활한 성품, 이 모두를 두루 겸비해야 하고, 이들을 적제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에서 처럼 군주는 동물의 행태를 선용함에 있어서 두가지 동물. 즉, 사자와 여우의 행태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만, 군주 자신의 권력을 잘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중 일부는 지금의 우리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군주는 힘만으로 통치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군주가 통치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방어, 기본질서 유지 등 사자와 같은 힘과 더불어 더욱이 여우와 같은 간사하고 교활한 처세술이 필요하다. 즉 군주는 도덕성과 인자함 등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힘이 있고, 처세술에 능하다면 그는 그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정치인의 모습과도 비슷하다. 정치인들은 사자 같은 힘, 권력을 사용해 자기에게 이롭게 하고 여우같은 간교함을 이용해 세력유지와 좋은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들의 일부는 알렉산더 6세처럼 남을 속이는 것을 아주 쉽게 한다. 그들은 선거 때마다 거창한 약속을 하고 그것을 수행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정직한 척하지만 그 행동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행동들은 표리부동하다. 어찌 보면 그들 하나 하나의 행동은 자기 권력을 유지하는 너무나도 당연한 행동이기도 하다.
여태까지의 우리 나라 정치판을 보면 때로는 사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여우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정치인은 드물거나 아예 없었던 것 같다.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정권 시대에는 사자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그들은 그들의 error사항,즉 독재 정권, 군부 정치라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물론 이 책 군주론에서는 독재, 군부정권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군주론의 모든 내용을 찬성하지 않는 관점으로서 주어진 논제를 다루겠다.그들 정권은 강력한 독재정치를 해나갔다. 국가 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국민의 개인 자유를 제한하고 억압했으며 그들의 정권을 비판할 수 조차 불가능 했다. 하지만 국민도 마냥 바보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국민은 덫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대항했다. 그들의 정권은 끝내 무너졌다. 현실의 정치 행태를 보면 여우의 모습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힘이 없고 국민들은 그들을 두려워도, 신뢰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교활하게도 국민들을 속이고 우롱한다. 뉴스나 신문지상을 보면 온갖 정치인들의 비리가 쏟아진다. 특히 정치인들 사이에 오가는 몇십억, 몇백억의 돈에 처음에는 경악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뉴스에 국민들은 무감각 해졌다. 위의 두경우 모두 주어진 논제의 사자와 여우와는 다른 왜곡된 사자와 여우 이다. 국민의 저항성, 즉 덫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끝까지 밀어 부치는 무모한 정치인이 되어서도 안되고, 그들의 영리함을 국민의 복리에 쓰지 않고 그들의 영리 추구에 쓰는 교활한 정치인이 되어서도 안된다. 때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하여 정치의 합리성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항상 변하지 않는 정치인의 덕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결국 말하고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신의란 그것이 군주의 이익과 같을 때 나타나고 지켜지는 것이며 또한 상대방이 언제 배반할지 모르기 때문에 여우를 가장 잘 모방하는 자만이 최대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군주가 신의에만 집착하면 본성상 사악하고 신의 없는 주위 적들에게 당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위 내용처럼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서 국가이익과 군주의 권력유지를 위해 필요한 행위라면 그것이 비도덕적이고 비인간적이라 해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정당화 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현실적 입장과 통치를 위한 조언들이 군주의 권력행위를 위해 나타나는 것은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의 군주론은 통치를 위한 실효성은 클지 모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도덕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감히 마키아벨리의 이런 주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과거 그 당시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런 주장의 출현은 아마 당연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마키아벨리는 인간에 대한 방법을 말했는데, 이는 인간을 사악한 존재로 보아 이들을 지배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도록 하라고 하였다. 그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만약 백성들이 군주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가져 음모를 꾸민다면, 이 음모가 그를 제거할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인간을 사악한 존재로 보아 이들을 잘 다스려야 하며, 존경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본론에서는 「군주론」에 대해 얘기를 하였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토론을 할 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서로를 설득하려고 한다. 하나의 사상도 마찬가지다.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자기와 다른 사상을 가졌다고 하여 비난하는 행동은 올바르지 못하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마키아벨리처럼 군주제라는 사상을 가졌다고 하여 시대에 뒤떨어 졌다는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상은 절대적인 면도 있지만, 상대적인 면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사상 등 어떤 것을 평가할 때 자기의 입장만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이라는 책의 내용을 다 다루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했지만 그의 주장에는 지금 현재의 시각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너무 자기중심적이라든가, 비약일지 모르지만 흑백논리적의 말투들, 또 그의 방식이 최선인 듯한 말들... 물론 그의 말들이 다 그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덕목은 제쳐두고, 여우처럼 신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덕목은 현대에 적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키아벨리가 살아가던 시대의 국가는 군주와 국민의 지배, 피지배 관계로 형성되어 있었고, 군주는 국민을 단순히 지배의 대상으로만 보았고, 국민을 위해 부국강병을 꾀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를 침범하여 영토를 확장하여 그의 지배 세력권을 넓히려는 야욕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군주가 신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 일반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고, 그가 정복의 야욕을 품은 해당 국가, 지방의 군주에게 해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 국가는 권력층과 국민의 지배, 피지배 관계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의 관계로 형성되어있다. 국민들 각자가 그들의 대표를 뽑고 그 대표가 정치를 하는 것이기에(권력이 국민의 동의로 형성되었기에) 그 대표는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라도 국민들의 신의를 져버릴 수가 없다. 또 현대 국가의 목적이 중세 국가와는 달리 국민의 편안하고 윤택한 생활을 위한 부국강병에 있기에 권력자는 국민의 신의를 져버리고 자신의 야욕만을 위해 권력을 휘둘러서도 안되는 것이다. 물론 나의 이야기가 너무 이상적일 수가 있다. 하지만, 나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의 동의로 성립된 국가이기에 대다수 국민의 이익을 권력자의 이익에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필요하다면 신의를 버릴 수 있다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동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