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를 읽고 나서 19세

이순원의 `19세`는 읽으면서 저절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마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한 이소설은 주인공 정수의 13세에서 19세 사이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또래의 지금 아이들은(특히,서울출생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순진성을 가진 주인공은 어른 세계에 대한 조기진입을 꿈꾸지만 그리고 나름대로 그 원을 이루지만 너무 빨리 어른들의 세계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기도 한다.
요새 아이들의 너무 어른같기도 하고(외형적으로).너무 아이같기도한(내면적으로)한 모습을 보면서 이책을 접해보니 너무나 신선하고 재미있다.
아이다운 호기심과 어른 같은 객기로 똘똘 뭉친 주인공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면서 읽어본다면 아주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듯하다.
내가 어렸을적 정말이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들은 뭐든 알고 있고 마음대로 할수있다는 생각을 해…(생략)

그냥 재미 있기 때문에 읽는 것이다.
책이 재미있어서 읽고, 또 책 읽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모든 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유익한 뭔가를 건져야만 책 읽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재미있다. 작가 이순원의 성장기 모습을 소설로 엮어 나간 책으로, 사춘기의 꿈도 있고, 사랑도 있고, 부모님과의 갈등, 반항, 등등.. 대부분의 어른들이 겪었음 직한 ‘성장통’의 이야기가 있다. 나는 향수와도 같은 그 시절의 그리움과 함께 참으로 ‘행복’하게 책을 읽었다.
이 소설에서 교훈을 찾으려고 애쓰지 마라. 이 책에서 ‘누구 누구에게 도움이 될’ 내용도 찾지 말고, 그냥 잘 쓰고 재미있는 자전적 성장 소설로 읽어주면 된다.
그리고 다 읽고나면 가슴에 뭔가 한 웅큼 ‘앙금’ 같은 것이 남게 될 것이다. 이 것이 이 책의 값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순원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다. 동년배의 다른 작가들이 대부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반면에 이순원은 받지 못했는데.. 조금 안타깝다.
‘은비령’ 같은 작품은 충분히 이상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는데… 하여간, 글 잘쓰고 (문체가 좋다, 매끄럽다.. 이런 말 보다는 ‘글 잘 쓴다’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내용 좋고, 깊이 있고, 잘 읽혀지는 (내용의 전개가 거북스럽지 않다) 소설을 쓰는 좋은 작가다.
어른이 되는 관문은 참으로 길고도 험한 것 같다. 특히나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있어서 어른이 되기위해서는 큰 인내심을 가져야만 한다. 그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공부만 해야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이 시기는 가장 예민한 시기이며 가장 순수한 시기이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잘못된 것일 것이다. 사랑하는 누나를 두고 소년은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졌다. 그리고는 그 최책감을 가지면서 내가 이러려고 어른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후회를 한다. 하지만 이 소년이 어른이 되어서는 이런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