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위한 스테이크를 읽고 개를위한스테이크

도서명 : 개를 위한 스테이크
지은이 : 에프라임 키숀
출판사 : 디자인 하우스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개를 위한 스테이크’를 읽으면서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실수 투성이인 삶에서 시원한 웃음을 찾아내는 작가의 뛰어난 능력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건강한 유머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이 책은 작가가 그의 가정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잘나신 아내와 못 말리는 아들 둘, 딸 하나와 함께 사는 유태인 가정의 가장 에프라임 키숀. 말썽만 피우는 아이들과 동물들을 위해 훈계를 해대는 잘나신 아내도, 멍청한 큰아들도, 개구쟁이에 못 말리는 고집쟁이인 둘째 아들도, 부모를 보기 좋게 골탕먹이는 막내딸도 그에겐 결코 눈엣가시가 아니었다. 내가 그였다면 괴이한 가족들의 등살에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생략)

언제나 웃음이 가득한데 말이다. 조금 괴짜라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더라도 어처구니없는 배려라도 그로 인해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 수 있다면 좋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는 웃음 나는 에피소드 속에서 가족애만을 보여 준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체면과 권위 의식에 대한 풍자도 속속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 가족은 레스토랑에서 남기는 맛있는 스테이크가 너무 아까워서 집에 싸 가지고 가 먹으려 했다. 점원을 불러 그들은 뭐가 부끄러운지 집에 있는 개를 위해 남은 스테이크를 싸달라고 부탁했다. 점원은 친절하게도 남은 스테이크와 함께 내장과 같은 고기 찌꺼기를 포장해 준다. 그들은 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엔 맛있는 스테이크를 집에 가져와서까지 먹을 수 있었다. 스테이크가 질려서 더 이상 먹지 못할 때가 되자 그들은 개가 죽었다고 또 한번 거짓말을 하고 그 레스토랑에 발길을 끊었다. 또 이웃집의 큰 라디오 소리에 괴로워하던 그들이 직접 이웃과의 대화로 그 괴로움을 해소하지 못하고 대신 면도기를 이용해 되려 그들을 골탕먹이려 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결국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더 우스꽝스럽게 끝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한 일들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얼마든지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뭐가 그리 부끄러운 게 많은지 체면을 지키기에 급급해서 거짓말을 하기 바쁘고, 더욱 해결 곤란한 사태까지 만들어낸다. 자신들에 대한 풍자로 독자들을 즐겁게 하고 한편으론 작은 깨달음까지 주는 이야기들이었다. 한편의 잘 짜여진 시트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이야기들에는 우리네 평범한 가족들의 아옹다옹하는 사랑싸움과 때론 우스울 정도로 위선적인 인간들의 모습이 솔직 담백하게 녹아 있었던 것 같다. 별나긴 하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정겨움, ‘개를 위한 스테이크’가 주는 참맛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지루하기만 했던 내 생활도 이 책으로 인해 다소 바뀌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겉보기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감칠맛 나는 유머와 삶의 소소한 깨달음을 찾아간다면 내 생활도 그다지 지루하지만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