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혁명

개미혁명
??전편 만한 속편은 없다??고 영화에서 법칙인 양 굳어진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이 법칙에 대한 비평적인 견해조차 가지지 않았던 저에게, 단지 고정관념이었을 뿐이라는 깨달음을 갖게 한 책이 있습니다. "개미혁명??바로 이 책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사전에 "개미"란 책을 감명 깊게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개미혁명"은 관계로 따지자면 "개미"의 후속편입니다. 그러나, 전편에 비해 감동은 덜하지만, 후속편임을 감안하고 생각하면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혁명이란 본래 종래의 친위?방식을 단번에 뒤집어엎는 일을 뜻합니다. 그런데 한낫 미물에 불구한 개미들의 혁명이라니,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처음엔 개미들을 제 분수도 모르고 강한 적에 반항하여 덤벼든다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의 사마귀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단편적인 사고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각 존재할 땐 미약하…(생략)

되었습니다. 우리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와 더불어, 기존 사회혁명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여 새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방책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쯤에서 일개미가 말벌의 로얄제리를 먹어 생식개미로 변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가장 신선한 장면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최근 환경오염이 심화되어 환경호르몬에 의해 동물들이나 곤충들의 성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성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성(性)하면 단순한 쾌락을 생각하기 쉬운데, 생명연장과 종족의 번영을 위해서 노력하는 개미는 성(性)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개미와 인간의 대화기구를 만들어 개미종족과 인간종족의 협력을 꿈꾸는 장면 역시 신선했습니다. 아울러 무지한 인간을 질책하거나 귀띔해주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 전에 최근에 나온 ??뇌??와 ??나무??란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정말 창의적인 작가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되새겨 졌습니다. 아울러 소설이면서 철학 같은 양상을 보였단 점에 재주가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작가들이 쓴 작품들을 출판사에서 내용을 교정하여 책으로 출간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은 손대면 작품성이 떨어질 우려에, 원래 작품 그대로 읽는 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개미혁명??은 흥미도 있었지만, 읽으면서 독서목적달성에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제가 독서하는 이유는 사회에 나가기 전에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저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는데 공헌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들의 샘 날 정도로 멋지고 번뜩이는 창의력이라든가, 애정 어린 열정, 지나칠 정도의 무모함. 이런 것들이 젊은 저에게 본받고 싶은 행동이라고 느끼게 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후속편이라기에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이 책을 부여잡고 읽었기 때문이었는지 3부작의??개미혁명??을 두루 음미하기엔 역부족이었었습니다. 당장은 개선하고 보충할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읽었다기 보단 배웠다는 개념으로 "개미혁명??이란 네 자를 기억하며 책을 덮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