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을 읽고

이 책에서 이명준이 추구하는 사회는 개인의 밀실과 대중의 광장이 조화를 이룬 사회이다. 이명준은 남한 사회에 회의를 느끼고 북한사회에서 자신의 이상향을 찾으려고 월북했지만 거기도 그가 찾는 것은 없었다. 자신의 진정한 삶을 실현할 사회를 찾지 못한 그는 사랑을 함으로써 위로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6?25사변으로 인해 그의 아이를 임신한 채 그의 여자 은혜는 죽어버리고 만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전쟁포로가 되어 그가 갈 곳을 정해야 한다. 그는 남한과 북한 중 어느 곳도 택하지 않고 중립국을 향하는 배에 올라탄다. 결국 그는 바다로 뛰어들어 죽음을 택한다.
이 소설은 이명준이라는 한 개인을 통해서 우리나라 과거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어 주고 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죽음을 택하는 이명준의 삶에서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만큼 우리 사회도 큰 문제점을 안…(생략)

월북한다. 북한의 사회는 어떠했을까? 북한에는 개인의 밀실이 없었다. 무조건 당의 명령에 복종하는 로봇들만 존재한다. 오직 당만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고 개인의 생각 개성은 무시되는 밀실이 없어진 사회 만약 내가 이런 사회에서 산다면 숨이 막히고 생각이 멈춰 버릴지도 모른다. 일찍이 공산주의가 등장할 당시에는 자본주의의 모순 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자 혁명이었다. 레닌이나 스탈린의 생각이 과연 북한의 모습과 같았을까? 아마도 당이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차지한 일부 사람들이 자신의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유리한 방향으로 인민들의 생각을 멈추게 한 것이다.
이렇게 남한과 북한 사회는 썩어 있었다. 이런 사회에서 얻지 못한 만족은 이명준은 사랑에서 찾고자 한다. 그래서 은혜라는 여자를 만난다. 은혜는 아마 그의 삶에서 안식처와 같은 것이다. 타고르호에서 본 갈매기는 선장의 말처럼 죽은 은혜와 그의 아기였을 것이다. 그는 바다를 보면서 은혜와 아기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일까? 만약 그녀가 전쟁으로 죽지 않았다면 그는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밀실과 광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나의 밀실을 잘 풍요롭게 가꾸고 있는 것일까? 누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본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건강하게 말이다. 광장이라는 것도 그렇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너무 폐쇄적인 것 같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광장은 과연 나의 삶을 만족시킬수 있는 광장인가...
자신의 이념을 실현할 사회도 찾지 못하고 사랑까지 잃은 그의 눈에는 바다가 새로운 시작으로 보였을 것이다. 은혜와 그의 아이가 기다리는 넓은 광장. 아무도 그의 밀실을 함부로 하지 않고 광장에는 기쁨이 가득한.. 명준이 꿈꾸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이상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