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그 남자네집

<독서감상문>
그 남자네 집
박완서 / 현대문학
나는 작가 박완서씨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는데 내 친구 중에 한 명이 유난히 박완서씨를 좋아하고 그래서 나도 같이 읽게 된 책이었다.
제목이 그 남자네 집. 제목을 듣고 예전에 텔레비전 드라마 중에 하나가 그 여자네 집이었다는 생각이 떠올랐고 우선은 첫사랑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박완서씨 나이가 좀 있을 텐데 그런 분이 풀어내는 첫사랑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걸까 하는 묘한 기대감이 있었다. 책의 내용은 전후 50년대 서울의 피폐한 풍경이 주가 되며, 현재 나이 든 주인공이 당시의 첫사랑 ??그 남자??가 살았던 돈암동 안감내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의 여러 가지 상황이나 학력 등이 책 표지에 짧게 써 있는 박완서씨의 이력과 상당히 비슷해서 읽는 내내 이 이야기는 박완서씨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같이 …(생략)

역 소설은 아무리 번역가가 매끄럽게 번역을 해 놓아도 어딘지 모르게 와 닿는 것이 덜한데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점도 잘 모르다가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차이점이 느껴져 알게 되었다. 그 남자네 집은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도 같이 말해주고 있다. ‘구슬같은 처녀’ 이 단어만 볼 때 그 뜻이 무엇이라고 딱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대강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한글로 쓰여져 있고 우리의 문화가 담겨져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외국소설의 경우 각주가 길게 달려져 있어서 읽기도 귀찮아 잘 읽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이번에 책을 읽을 때는 그런 경우에 비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더불어 우리 소설이 얼마나 우리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 남자네 집은 그 시절을 살지 않은 나에게도 웬지 모를 공감을 주는데 그 시절의 우리 할머니, 어머니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이 작가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왜 내 친구가 이 작가를 좋아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는 우리 소설을 좀 더 사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