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책 198쪽을 읽고나서 그 남자의 책 198쪽

그 남자의 책 198쪽
빌린 책의 198쪽을 펼쳐 보았다. 김영하의 너의 의미가 시작되는 페이지였다.
그녀는 참으로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누구나 이렇게 단조로운 사람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어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하루 일과를 요약해서 말해 보라고 하셨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과제를 출력하고 밥을 먹고 학교로 가는 뭐 그저 그런 일상에 대해서 말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이렇게 단조로운 삶 속에서 단조롭지 않은 무언가가 숨어있게 마련이다. 친구의 생일 파티가 있을 수도 있고 쇼핑을 하러 가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그녀의 삶은 너무나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몇 번 씹는다거나, 수도요금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외친다. 따분해!하고.
그러다 그녀의 고독과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갈매기라…(생략)

아니라 조금은 잘못된 일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너무 순간 예전의 단조로운 생활이 두려워진다거나 하면 어쩌지 하는.
시의 도서관이 모두가 경직된 자세로 앉아서 책만 읽는 공간에서 방처럼 꾸민 자유로운 공간으로 바뀌어져 가는 것을 보며 그녀의 삶의 변화과정이 떠오르기도 했다. 사실 좀 더 생각해 보면 그 변화라는 것은 좋은 것일수도 있고 나쁜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평소의 삶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억눌린 삶을 살아오고 있었고 변화한 후에는 그 삶과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녀의 생활 자체가 전에는 너무나 ‘평범’해서 더욱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에게는 큰 변화지만 모든 사람들은 그 삶을 일상으로 살아간다. 즉석 사진기로 수많은 사진을 찍고 장을 보러 갔다가 덤으로 준다는 것을 보고 혹해서 이것저것 마구 사들이기도 하는.
너무 악착같이 살았어, 사람들은 과거를 돌이켜 보며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 악착같고 치열하며 또 이면에서는 밋밋한 삶처럼 보이는 그 안에는 분명 개개인마다 다른 삶의 의미와 방식이 존재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