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조를 읽고 나서 금시조

금시조를 읽고 나서...
너무나도 존경해마지 않는 작가 이문열씨의 탁월한 예술가적 기질을 엿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이문열의 단편 금시조는 한평생 예술의 진정한 경지를 갈구해온 예술가 `고죽`과 그의 스승`석담`이 주요 등장인물이며 고죽이 임종을 두고 자신의 생애를 회고해 보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절대적인 미의 완성을 추구해왔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 자신의 서화들을 모두 불태우면서 그것들이 자신에게 진정으로 가져다 준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문하는 부분을 보면 결국 그가 예술의 진정한 완성을 이룩하는데 실패했음을 말해준다.
일생을 바쳐 들인 시간과 피와 땀, 그리고 그 외에 소중한 다른 것들을 모두 희생하면서까지 얻은 작품의 가치는 과연 어떠한 것일까?
예술가로서, 장인으로서의 완벽한 미를 완성하는 기술과 또 한편으로는 예술가로서의 진정한 인격의 완성, 둘 다 어느 한쪽…(생략)

수양한 저자는 예술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서예를 위해서 가족도 버리고 방랑 생활을 한 저자의 회상이 이 책의 줄거리이다. 당시의 일제식민 현실에 항거할 이유는 없고 해방 후 자리를 잡은 후에는 그 분야의 대가로 자리 잡는다.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작품을 찾은 후 죽기 전에 금시조를 발견하지 못하고 불태우는 그의 모습에는 이제야 스승의 가르침을 깨닫게 된다.
그와 스승은 기질이 대립적이었다.
그래서 서로를 극복 하려고 했으나 애증의 관계만 남고 스승이 죽음 후에야 깨닫고 화해를 한다.
금시조, 사람의 몸에 매의 머리를 하고, 금빛 찬란한 날개를 하고 있다는 전설상의 짐승이라고 한다.
용을 잡아먹고 산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글을 쓰는 것을 염려한 스승이 한 말에서 이 새에 대한 것이 나왔다.
그럼 주인공의 스승은 어떤 사람일까?
흔히 생각하는 자상한 스승,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그러한 스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인공의 숙부가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숙식만 해결해 주고, 또 그와의 인연을 악연이라고 까지 하다.
이에 주인공은 방황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스승을 모시고, 죽을 때까지 스승을 그린다.
여기에서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가장 마지막,
자신이 쓴 작품을 하나하나 자신이 감정을 해보고 잘 된 작품이 없다고 국보급인 글들을 태워버린다.
그러나 그는 그 글들이 타는 가운데 금시조를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