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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기억 전달자
이 책은 너무나도 흥미진진해서 내가 잠시라도 책에서 손을 떼기가 어려웠던 소설이다. 문체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가 있는 이 소설은 뉴베리 상 등의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기억 전달자’에 나오는 마을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인간적인 감정에 따르는 어떤 고통도 얻게 하지 않고 완벽한 행복을 이루게 하기 위해 어떠한 잘못과 차별도 용납하지 않으며 그 모든 것을 통제하는 곳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세 번 이상의 중대한 잘못을 하였을 때 임무 해제를 당하게 된다. 여기서 임무 해제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안락사와 마찬가지인 의미인데 이 마을 사람들은 임무 해제가 그저 다른 마을로 떠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충격을 받았던 것은 노인들도 기력이 쇠해졌을 때 임무 해제를 당하고 장애를 안고 태어나거나 쌍둥이인 아기들 중 체중이 덜 나가…(생략)

에게는 그 생활들이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완벽한 삶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책의 내용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이 마을에서는 배우자나 아기를 신청하면 원로 위원회가 적합하다고 생각한 배우자, 아기를 배정받아 기초 가족으로 살아가고 직위 또한 12살 기념식에 원로 위원회가 정해 준다. 이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인해 후회가 없도록 마을에서 모든 생활을 정해주는 것이다.
조너스는 자신이 걱정도 하고 기대도 하던 12살 기념식에 자신을 건너뛰고 직위를 받는 아이들 가운데 마지막에 기억 보유자로 선택을 받았다.
기억 보유자는 사랑, 고통, 즐거움, 공포, 굶주림 등의 마을 사람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인간적인 감정들을 혼자 가지고 살아가면서 이전 기억 보유자, 또 그 이전의 기억 보유자, 옛날 옛날의 기억 보유자가 간직하고 있었던 먼 옛날의 기억들까지 혼자 보유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영예를 얻게 된 조너스는 그에 따른 고통까지 얻게 되고 12년 동안 자신이 그러한 감정도 갖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살아왔다는 것을 후회하게 된다.
자신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마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는 데 회의를 느낀 조너스는 그들에게 그 감정들을 느끼게 하기 위해 곧 임무 해제 당할 엷은 눈의 아기 가브리엘과 함께 비밀리에 마을을 떠나게 된다.
마을을 떠나 너무나도 힘든 여행을 하던 조너스는 어쩌면 마을에서는 선택의 자유는 없었지만 고통과 굶주림 없이 살아갔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이 마을을 떠난 것에 아주 잠시 괴로워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감정, 색깔, 사랑에 굶주리며 살았을 거라고 금세 깨닫게 된다.
내 생각도 그렇다. 이 책에서 나오는 마을에서는 정해진 대로만 살아가야 한다는 엄청난 통제 속이었을지라도 적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많은 문제가 제기되지는 않는다. 그곳에는 큰 범죄도 일어나지 않고 심지어는 거짓말도 없으며 사회적인 문제도 없다.
그러나 누가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겠는가? 만약에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서조차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