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창을 읽고 김기창

‘김기창‘을 읽고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아마 미술책에 엄청난 장애를 딛고 일어서게 되었다는 김기창씨의 간단한 소개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이 책을 보자마자 고를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 설명드릴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김기창 화백은 청각 장애인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것이 아니라 7살 때 장티푸스를 앓으면서 아무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각만 해도 두렵습니다. 우리는 소리를 늘 들어왔기 때문에 잠시만 귀를 막고 있어도 궁금하고 답답해 집니다. 그런데 평생동안 들을 수 없다는 건 너무너무 괴로운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애를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미술작업에 온 힘을 쏟아 기어이 위대한 예술가로 우뚝 선 김기창 화가님께 저절로 고개가 숙여 집니다. 비록 들리지 않고 말할 수는 없어도 그 분의 그림에는 더 많은 것을 들을 수 있고 말로…(생략)

노인이 되어서도 함께 화가로서 같이 하셨다면 참 행복했을 텐데... 정말 안타깝고 슬픈 대목이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책 속에 그림을 보니 신기하고 부러웠습니다. 동양화, 서양화 어느 것이나 어려움 없이 그려 낸 능력에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겠지요? 그러다가 실망할 때도 있었을까요? 살아 계셨다면 찾아가서 직접 여쭈어 볼 수 있을 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유명한 화가라고 해서 잘 나고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 노인, 아주머니 등을 그려 친근하고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동네 할아버지처럼 편안함을 지니고 계셨던 분 같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처럼 누구에게나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자신감 자신을 부리런히 고치고 다스려 더 나은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는 자세야 말로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요?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여 ‘한국의 피카소’라는 평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고 제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감기라도 걸릴 때면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할 일을 미루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낸 적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하여 제자신에게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해 봅니다. 아마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그림을 그리고 계실 것 같습니다. 구름을 붓 삼아 하늘에다 수많은 그림을...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게 살다 가신 운보 김기창 선생님께 존경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