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리를 읽고 꺼삐딴리

<독후감>
소설 ‘꺼삐딴 리’를 읽고
‘꺼삐딴 리’라는 제목에서부터 힘이 느껴지는데, 꺼삐딴이란 ‘Captain` 즉, 최고를 뜻하는 우두머리를 러시아어로 발음한 것이다. 독특한 제목에 해방과 6.25를 전후한 배경은 충분히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 꺼삐딴 리로 불리는 주인공은 이인국이라는 상업적인 외과의사이다. 의사의 본분을 잊고 권력과 돈을 쫓는 이기주의자로 등장하는 그는 시대에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며 변해간다. 아마도 카멜레온은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이인국은 환자를 경제정도를 판단해 진찰하거나 고위직의 일본 장교들은 가벼운 외상만으로도 직접 치료를 하는 등 이중성이 뛰어난 인물이다. 이 소설에서 이인국은 박사로 호칭되는데 아마 전혀 박사답지 않은 인물인 이인국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 소설은 주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그가 미국으로 떠나…(생략)

마음에 들어 할까’ 라는 생각이나 하는 이인국이 정말 한심하고 안타까웠다. 그 뒤 그는 자신의 목적인 미국무성 초청장을 받아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 나라가 수많은 세월동안 여러 나라의 지배를 당하면서 힘있는 것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마지막에 미국으로 떠나면서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들과 미국에 유학 가 있는 딸과 죽은 아내에 대한 미련은 잊어버리고 자신의 부귀영화만을 위해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서 우리 나라의 역사가 뿌리를 잃고 흔들렸어야 했던 모든 것이 보여졌다.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동포의 미움을 사면서 황국신민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이인국이라는 인물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